[기자의 窓]메이드 인 코리아 캡, 캡!
뜨거운 태양이 여름마당을 알린다.
양산은 오히려 거추장스럽다.
차라리 간편한 모자로 멋을 낸다면 ....
그렇다면 모자는 의류, 가방 등과 함께 패션코디 아이템이라고 해야 어울릴 것 같다.
쉽게 스타일을 바꾸는데 편리해 보이는 모자는 알고 보면 꽤나 여러 생산 공정을 거친다.
캡, 햇, 벙거지 스타일 등 모양도 가지가지.
틀 부분의 조각을 하나씩 잇는 작업부터 안감이나 안 테두리 접착, 챙 만들기, 자수 놓기, 액세서리 부착, 테그 달기 등등 각각의 제조공정을 거쳐야 하나의 완성된 모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
공정뿐만이 아니다.
국내 모자 산업의 역사는 긴 굴곡의 세월을 거쳤다.
지금 대중들의 패션 키워드로 정착하기까지에는 힘들고 아픈, 나름대로의 과정을 싸안고 있는 것이다.
6·25전쟁이후 미군들에 의해 멋스럽게 보여진 모자가 어느 정도 기간산업으로 자리 잡고 수출 효자 몫을 해낸 것은 얼마 안 된다.
그러했건만 대부분의 모자 업체들이 국내 헤드쿼터 마저도 처분하기에 이르렀다.
베트남,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제 3국으로 모두 이동해 그 꼼꼼한 국내 모자 봉제 산업이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해외 공장마저 철수한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저가의 대량 물량을 견뎌낼 수 없기 때문이란다.
아직 미주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캡이 ‘캡’으로 통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일부는 아직 내수시장에서 5명 안팎의 극소규모로 모자를 제조하는 명맥을 잇고 있다.
이들 하청업체들은 외국 유명브랜드의 라이센스 제품과 패션 히트아이템을 만들고 있어 아이러니컬한 생산흐름을 이어간다.
모자산업의 명맥을 이으려는 업계 일부에서는 기능성 모자 개발에 투자, 독창적인 디자인의 특허보유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온갖 부자재 활용이 돋보일 수 있는 머리 틀.
패션의 완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고부가 아이템으로 모자는 어떤 자리매김을 할 것인가.
모자산업은 또 어떤 길을 만들어 낼 것인가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