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재 업계 ‘갈길이 없다’

아이디어 부재·가격경쟁 악화…갈수록 막막

2006-07-11     유구환


부자재업계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내수, 수출을 막론하고 단추, 라벨, 핫피스, 지퍼 할 것 없이 업계는 올 상반기 전례 없는 불황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을지로 방산시장에 모여있는 프린트, 라벨업체들과 마네킨, 행거 전문업체들은 거래량이 절반이상 줄어든 가운데 가격경쟁은 치열해져 가게를 비우는 곳이 속속 늘고있는 상황이다.


동대문에 위치한 동화상가도 비슷한 실정이며 그나마 동대문종합상가만이 주차장시설로 내수고객들의 발길을 모으고있는 상황이다.


지난 하반기부터 불어온 핫피스의 인기는 채 일년도 못 가서 올 하반기 공급이 급격히 줄어든 상태며, 일본 수출로 명맥을 이어오던 업체들도 중국 제품에 밀리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보통 한 모티브 당 5, 6천원하고 비싼 것은 만원정도에 수출하던 제품을 중국은 2/3가격으로 판매하고있다”면서 “정밀하고 수작업이 많은 핫피스가 이 정도면 다른 품목은 더 심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추도 이원물산, 코반 등 어느 정도의 회사규모와 거래처를 확보하지 않은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업체들이 직원들의 봉급을 지급하는데 급급한 입장이다.


그 중에서도 라벨업계는 특히 심각해, 한때 직조기만 있으면 공급에 전혀 문제가 없을 만큼 호황을 누렸지만 지금은 기계를 처분하지도 못하는 곤경에 빠져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라벨을 생산하고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신아상사의 김덕호 사장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쳐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라벨이 장치산업에 속해 고 기술보다는 인건비나 원자재에 따른 원가가 시장을 좌우하다보니 중국이나 미국에게 밀리는 것은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한미레이블의 김한규 사장도 “어느 해보다 올 상반기 매출에 있어 최악을 맞았으며, 하반기 신규거래처를 통한 회사 안정화에 조금이나마 기대를 해본다”고 심정을 밝혔다.


그러나 이와 같은 악화된 사태 속에서도 몇몇 업체들은 특화된 아이템으로 불황을 극복하고 역으로 중국으로 수출하는 업체도 있어 앞으로 국내 부자재산업이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