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오래도록 찾을수 있는 브랜드
브랜드는 문화다. 옷은 문화를 입는다는 것과 같다. 수준 높은 문화를 접하기 위해 해외 유명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문화란 이상을 실현해 가는 정신 활동, 생활양식이라고 볼 때 우리나라 패션 브랜드가 추구하는 문화는 어디에서 찾을까. 중가 볼륨 캐주얼시장이 규모로 볼 때 문화를 꽃피울 시기는 아닌지?
캐주얼 브랜드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 오너의 교체도 급진전된다. 브랜드의 성격도 그때그때 달라진다. 유니섹스에서 여성복, 이지 캐주얼에서 진으로 갔다가 또다시 없어지기도 하고, 아예 사라졌다가도 다시 태어난다.
GIA가 젊고 진취적인 인원들을 구성해 양석성대표가 면모를 일신해 나가고 있다. 쉐비뇽이 성도에서 연승어패럴과 리웨이를 벗어나 이제 지오쉐비뇽으로 새 출발 했다. 나크나인이 세 번째 주인을 만났다. 우븐프로모션사로 알려지 야호네추럴 이순한사장이다. 쑤비가 유니섹스 진 캐주얼로 태어났다가 이지캐주얼로 바뀌더니 트렌디 여성복으로 중가대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매출력 행진에 나섰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TBJ나 마루 베이직하우스 경우 이들과 비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중가브랜드지만 제 2브랜드 탄생과 신 시장 개척을 통해 성공한 브랜드로 손꼽히고 있다. 다만 이들도 매출력이나 순익, 사회 공헌도는 각각 다르다. 아직도 개인적인 부만을 추구하는 브랜드 대표가 있다. 이는 리더로써 자질이 없다고 단호하게 배척당하는 경우다.
존경받을 만한 리더가 많아야 문화도 만들어지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 높은 고객도 생겨날 것이다. 단순히 매출과 이익만을 위해서 오늘 다르고, 내일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는 브랜드들 앞에서 결코 신뢰할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해외 브랜드들은 디자이너의 감성을 불어넣는 작업을 촉진하고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가 일본의 요지야마모토와 손잡고 아디다스 Y3라는 캐주얼 브랜드를 내놓고 운동복에 불과하던 아디다스를 패션성 있는 브랜드로 알리고 있다. 아디다스 경우 지난해부터 스텔라 매카트니와 손잡고 아디다스의 여성라인을 강화, 운동복에서 여성적인 감성의 트렌디를 가미해 성공시켰다. 이러한 예는 루이비통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무라카미 다카시와 협업해 루이비통 무라카미백을 출시 인기를 얻은 것도 유명하다. 또 H&M은 샤넬의 수석디자이너인 칼 라거 펠트와 함께 디자이너 라인을 전개 한 것도 이미 알려져 있는 캐주얼과 디자이너의 콜레보레이션(collaboraton)이다.
이러한 해외시장과 달리 국내 브랜드들은 사업다각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캐주얼시장에서 톱을 달린 대표 격 브랜드들이 ‘더 이상 성장은 없다’에 결론을 내렸다. 유통사업이나 라이프스타일을 앞세운 요식업으로 맛을 내는 대형 음식점이나 연예인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 중가캐주얼업계가 추구하는 것은 과연 성공의 길인지는 생각해 볼일이다. 오래도록 애용 할 수 있는 브랜드가 어디 있냐고 반문하는 요즘, 브랜드의 가치나 패션문화를 생각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