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窓]김지선 기자

‘보여주기’ 나선 인너웨어업계

2006-10-17     김지선

인너웨어 업체들의 보여주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은밀하고 비밀스런 이미지가 강한 인너웨어에도 패션쇼 바람이 불고 있는 것.
디자이너 컬렉션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화려한 스테이지를 연출하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스트리트에서 돌발적인 게릴라 쇼를 열어 눈길을 끄는 업체도 있다.
예를 들어, 플로체의 경우 로맨틱하고 내추럴한 제품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야외무대에서 패션쇼를 개최했다.


쌍방울은 그동안의 남성이미지가 강했던 부분에 변화를 주어 여성물 중심으로 브랜드를 개편하면서, 대규모 언더웨어 패션쇼를 진행해 이를 보다 각인시켰다.
또한 직수입 란제리 르자비를 전개하는 CLCM도 화려한 가든파티 형식의 런칭쇼를 통해, 럭셔리한 브랜드 이미지를 어필했다.
한편, CK언더웨어는 이와는 대조적인 케이스로, 도심지역에서 모델을 동원해 신규 라인을 소개하는 이벤트를 벌여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이처럼 인너웨어 업체들이 적극적인 알리기에 나선 것은, 소비자 홍보나 광고 진행에 있어서 타 복종에 비해 많은 제약을 가지고 있는 인너웨어의 특성을 간과할 수 없다.
모델 선정에서부터 협찬에 이르기까지 눈에 두드러지는 활동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노출 시비에 휘말리는 경우 역시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지난 시즌 트라이엄프는 본사에서 제작한 광고가 여성 모델의 신체 과다노출 판정을 받아 결국 극장 광고로만 진행한 바 있다.


인너웨어 업계의 ‘화려한 드러내기’는 마케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침체된 업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연말을 기해 VIP와 프레스를 대상으로 한 행사의 소식도 풍성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화려한 모습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포장하기에만 급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실제로 한 홍보 관계자는 타 브랜드보다 더 두드러지는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브랜드 이미지 구축도 시급하지만, 제품의 퀄리티를 확실하게 보장하는 장기적 전략의 마련이 전제되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