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살아야 노조도 있다”

안티노조 여론 확산세

2007-01-05     전상열 기자
화섬업계, 강경양상 ‘민노총’ 자주협력 ‘한총’ 대조적 “회사가 살아야 노조도 산다” 최근 노사화합이 기업존속의 척도라는 신풍속도가 확산되고 있으나 일부 화섬업체들의 노조는 이를 망각한 채 제 밥그릇만 챙기는 이기적인 사고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특히 화섬업체들의 구조조정은 발등의 불 그 자체라는 화급한 사안인데도 아직도 노조는 모든 책임은 경영진이 지라며 책임회피 목소리와 투쟁수위만 높이고 있어 문제다. 이에 따라 섬유업계를 중심으로 노조의 필요성 여부를 묻는 당위성까지 제기되는 등 안티노조 여론이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 2003년부터 매년 천문학적 적자에 신음하면서 2004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던 일부 화섬업체들이 최근 노조의 반발에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민주노총 산하 화섬노조의 경우 이미 끝난 구조조정에 강하게 반발하는 양상을 보여 주목된다. 반면 한총 산하 화섬업체 노조들은 우선 회사가 살아야 한다며 사측의 구조조정에 협력을 아끼지 않고 있어 대조적이다.
코오롱·HK 등 민노총에 속한 각 화섬업체들의 노조가 집단 상경,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에 강하게 반발하는 등 연말·연초를 긴장국면으로 끌고 있다. 코오롱 노조는 구랍 27일 집단 상경,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사측은 지난 2004년 구조조정이 없다는 합의에도 불구 1000여명의 희망퇴직과 78명의 정리해고를 자행했다”며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HK노조 역시 구랍 27일 집단 상경, 박동식 명예회장의 법정구속 사태로 비상경영에 돌입한 HK경영진을 강하게 압박했다. 노조는 임금인상과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HK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는 회사의 실정은 감안하지 않고 제 배만 채우겠다는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동국무역·새한 등 워크아웃기업 노조는 구조조정 자체가 회사 생존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인 만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는 게 회사나 노조원 모두에게 득이 돌아가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동국무역은 구랍 워크아웃 2년 재연장과 관련 각 공장별 구조조정에 나섰으나 노조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새한 노조 역시 경산공장 부지매각에 따른 생산설비 이전이 발등의 불이지만 노사가 불협화음 없이 진행시키고 있다. 또 효성·태광산업·휴비스 등 화섬업체들 역시 상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으나 이에 따른 노조의 불만은 전혀 밖으로 새지 않는 상태다.
이 같은 화섬업체 노조들의 상반적인 행위는 섬유패션업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강성 노조 출현으로 결국 문을 닫은 금강화섬처럼 투쟁 일변도로 치닫는 노조가 있는 한 그 회사의 앞날은 불안하기가 그지없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라는 논리보다 “회사가 있어야 노조도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코오롱·HK 노조는 되새겼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