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 의류 시장의 부활과 시사점’(하)
2000-11-01 한국섬유신문
▲동대문 시장의 성공 요인
동대문 시장의 가장 큰 저력은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아이템을 갖춘 의류 집적지를 형성한데서 나온다.
최대 규모 산지이면서 도매시장이어서 「규모의 경제」
를 향유하고 있으며 의류에 관련한 모든 제품을 구비한
집적지로 「범위의 경제」 효과도 발생해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형태의 구매의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
다.
특히 기획·생산·판매가 시장내에서 유기적으로 연결
돼 있어 「네트워크의 경제」가 가능, 효율적인
QRS(Quick Response System) 체제를 구축했다.
또 시장내 가치 창출에 필요한 모든 기능이 자기완결형
으로 집적돼 있어 소비자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는 「스
피드의 경제」를 달성했다.
시장내 점포들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독자적인 생존 원
리와 성공전략을 터득함으로써 이들 하나하나가 독립적
인 기업가 형태를 유지, 지금의 시장 형태로 발전돼 왔
다.
동대문 시장이 신세대 패션 특구로 자리잡으면서 20∼
30대 젊은이들의 창업이 활발, 성공신화를 창조하는
「기회의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NB(National Brand) 출신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나 컨셉에 대한 자존심이 강해 시장 니즈를 도외
시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는 종종 실패로 연결됐다.
대형 백화점들이 신제품 출시까지 보통 수개월이 걸리
는 반면, 동대문 시장은 소비자 니즈에 맞는 제품 위주
로 수일만에 신제품을 개발해 경쟁력 또한 월등한 것으
로 분석된다. 이들은 해외 출장 또는 패션잡지 구독 등
을 통해 수집한 최신 디자인을 부분적으로 변형하거나
독창적으로 혼합해 새로운 디자인을 창출하는 등 독특
한 패션을 창조하고 있다.
동대문 서부 지역에 밀리오레, 두산타워 등 초현대식
쇼핑 상가가 들어서 일대 상권의 흐름을 활성화시킨 점
도 성공 요인중의 하나로 꼽힌다.
밀리오레와 두산타워는 향상된 품질 및 브랜드 이미지
로 기존 재래시장 개념을 완전히 탈피한 초현대식 의류
전용 원스톱 쇼핑몰 개념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했다.
▲해결 과제 및 시사점
자체 디자인력 확보 및 저가격·재래시장 이미지의 탈
피가 시급한 해결 과제로 지적됐다.
기존 국내외 유명 브랜드를 변형한 제품이 상당한 비중
을 차지하고 있으며 재래시장 수준의 품질·디자인에
만족하려는 경향이 있어 디자인·품질·납기 등에서 아
직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상인들은 미흡한 마무리 공정에 대해 많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고객 서비스 개선 및 쇼핑 인프라 보완이
필요하다. 외관은 백화점에 버금가는 현대식으로 바뀌
었으나 서비스에서는 재래시장 방식이 적용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접객·교환·환불 등에서 고객 서비스 인식이 부
족하다. 주차 및 숙박 시설 등 인프라 구축도 시급한
과제이다.
이같은 내용을 토대로 본다면 동대문 시장은 산업 집적
화가 트렌드와 맞아 떨어져 성공한 사례로 하이테크형
인 미국 실리콘 밸리와 부분적으로 유사하다.
특히 정보교류, 기업형태, 네트워크 형성 등의 성공 요
인이 벤처 집적지인 실리콘 밸리와 유사한 것으로 분석
된다. 대구의 패션·어패럴 밸리 및 부산 신발 단지 등
현재 조성중인 산업 집적지들은 이같은 사례를 벤치 마
킹해 디자인력을 제고하고 기존 업체의 구조조정과 집
적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정기창 기자 kcjung@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