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화업계 ‘갑피 인력 쟁탈전’ 극심
2000-11-01 한국섬유신문
제화업계가 타 업체의 갑피 근로자 빼오기에 혈안이 돼
있어 업체들 관계가 어색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 공장내에 3명에서 최대 12명까지 포
진해 있는 갑피 근로자가 9월과 10월에만 2백여명이 사
직, 제품생산에 차질을 빚자 타 업체에 근무하는 갑피
근로자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빼내고 있다는
것.
갑피근로자 1명을 빼오는데 소요되는 경비는 예년 평균
40∼50만원에서 현재는 최고 5백만원까지 상승, 갑피근
로자 몸값이 F/W에 접어들면서 기하급수로 뛰고 있다.
이는 올들어 제화경기가 점차 회복국면으로 돌입하자
기존 갑피 근로자들이 자체 공장을 설립, 친불친(親不
親)으로 동료 근로자를 영입하거나 웃돈을 주고 스카웃
하는 경향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특히 동대문상권이 차츰 확장되면서 재래시장으로 물건
을 납품하려는 공장들이 우후죽순 생겨나 성수동과 동
대문내에 제화공장만 50여개가 새로 설립된 것으로 업
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업체들은 신규사원을 채용, 갑
피 기술을 교육시키자는 것을 고육책으로 내놓고 있으
나 갑피기술 전수마저 어려운 상황이어서 업체들의 한
숨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어떻게든 기술을 배우려고
돈도 받지 않고 일했었는데 갑피 기술자 눈치보기에 급
급한 최근 상황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현
재로서는 선금으로 2∼3백만원을 줘도 모셔오기 어려울
정도』라고 하소연 했다.
패션업 중에서 대표적인 모래알 업계로 소문난 제화업
계가 이번 갑피근로자 빼오기 성행으로 최근 행해진 제
화업계 모임을 통한 단합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 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허경수 기자 dart@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