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자 방담

1999-01-05     한국섬유신문
97정축년 한해는 말 그대로 「多事多難」한 한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지난 11월말경 불거진 IMF 구제금융 요청은 경술국치에 이은 또 하나의 치욕으로 우리앞에 다가섰습니 다. 아마 올해 어떠한 사건도 이보다 더 우리 가슴을 짓누르게 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50년만의 정권교체 의미도 큰 의미를 가진다고 여깁니다. 올해 국내 섬유업계는 연초부터 불어닥친 부도·도산 한파때 문에 그 어느해보다 춥고 배고픈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섬유로 기업을 일구고 재벌그룹에 올랐던 대농, 쌍방울그룹 이 속절없이 붕괴됐고 한주통산, 대영물산, 경남모직, 유성 등 중견섬유업체들도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문제는 섬유라는 한우물을 파는 것보다 사업다각화라는 명분 아래 방만한 경영을 펼친 결과였다는 것입니다. 이들 기업이 섬유업계에 던진 것은 역시「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 는 만고불변의 진리라는 것입니다. 또 철옹성을 연상시킬 만큼「難攻不落」의 요새로 여겨졌던 유통업체들도 수없이 나자빠졌습니다. 이 때문에 내수·패션 업체들의 피해 또한 극심했습니다. 문제는 올해의 한파가 올해로 거치지 않고 내년에도 지속될 수 밖에 없는 현실 그자체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섣부른 패 배주의는 금물입니다. 그래서 지난 1년동안 섬유·패션업계 한파의 현장을 누빈 일 선 취재기자들의 취재 뒷이야기가 더욱 궁금합니다. ○…올해 PET직물 수출은 채산성 하락, 융단 폭격식 출혈경 쟁, 주력 시장 무기력화, IMF한파로 인한 금융권 경색 등으 로 최악 국면을 맞았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명보섬유, 자미통상, 삼풍직물, 성화직물, 한진 섬유, 영전양행, 삼광직물, 대진패미리 등 많은 직물 업체들 의 부도 도미노 현상을 보아야만 하는 안타까운 한해였습니 다. 어쩌면 적자생존이라는 냉혹한 시장경제 원리가 잘 나타난 해였다고 봅니다. 무엇보다도 IMF라는 거대 채권단이 등장 하면서 연말 금융권들의 D/A, D/P, USANCE 등 수출환어음 매입금지와 AT SIGHT L/C네고 중지라는 카운터 펀치를 맞 으면서 직물업체는 K.O 일보 직전에 있는 권투 선수나 마찬 가지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언제까지 갈지가 업계의 핫 이슈로 부상하면 서 연말 자금 확보를 위해 전 직원이 자금을 구하러 동분서 주하는가 하면 신년 자금 및 투자 계획을 유보, 해외 투자 계획을 전면 중단하는 등 일대 혼란이 가중되는 등 모든 상 황이 예측 불허 상태입니다. 이는 수출이 「된다. 안된다」의 문제 차원을 넘어서 업계 자체 존폐 위기에 봉착하는 등 매일 부도라는 살얼음판을 걷 고 있는 형국입니다. 자칫 흑자 연쇄 도산도 배제할 수 없는 폭풍 전야입니다. 따라서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선 독자적 아이템 개발로 고 부가가치화와 견실한 경영구조개선 조정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97년은 우리 의류 수출에 조그마한 전기가 마련된 해 입니다. 국내 의류 수출은 그간 우리 섬유업계 전체가 직면 한 고비용·저효율의 문제로 나날이 입지가 약화돼 왔으나 올들어 각 기업들이 수익 위주로 조직 구조 및 바이어들을 조정하고 그 덕에 힘입어 현제의 난국을 비교적 슬기롭게 극 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부도 소문에 휩쓸리지 않은 기업이 없을 만큼 의류 내 수 업체들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으나 수출 기업들의 경우는 최근 환율 급등의 이점을 십분 활용, 점차적으로 세 계 시장에 서 자신의 입지를 굳건히 해 나가고 있습니다. 비록 의류 수출산업이 외형상으로는 눈에 확 뜨일 만큼 크게 성장하고 있지는 않으나 시장 규모가 서서히 넓어져가고 있 습니다. 통계적으로 볼 때 96년대비 97년도 의류 수출 감소폭이 12% 가량이었는데 작년에는 이 비율이 3.3%로 감소했습니다. 매 년 두자리씩 감소해 오다가 감소폭이 처음으로 대폭 둔화됐 지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업 구조가 건전해져 가고 있어 국내 경 기가 본 궤도에 올라 수출환어음 네고 등의 문제들만 해결되 면 향후 제몫을 톡톡히 해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매우 고무적입니다. 전화위복이라고나할까. 섬유업종, 특히 직물업계가 굴비 엮이 듯 줄줄이 도산하는 「대란설」등으로 뒤숭숭한 반면, 의류 수출업체들은 그동안 은행으로부터 푸대접을 받아 은행돈을 쓰지 않고 자체적으로 회사 운영 자금을 조달해 온 결과 비 교적 IMF 관리체제라는 거대한 경제 공황의 블랙홀로부터도 안전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의 금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확실히 단정할 수 없으 나 내년도 의류 수출은 부문은 한마디로 “HAPPY”할 것 같습니다. ○…면방업계는 올한해 우여곡절이 상당히 많은 한해였답니 다. 특히 대농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