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성수기 섬유 산지
대구 ‘好材·惡材’ 충돌
섬유도시 대구가 봄 성수기를 맞아 호재와 악재를 동시에 맞고 있다.
염색가공업계의 가동률 증가와 차별화 기능성소재의 물량증가가 호재다.
또 내달 2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개최예정인 제8차 세계한인무역협회 세계대표자회의에서 섬유와 안경 등 지역 특화제품과 관련한 해외바이어(48개국) 200여명이 대구를 찾아 침체에 빠진 대구섬유경기에 활력소를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원화강세와 중국, 인도 등의 후발국 추격으로 물량오더 대신 소로트 다종오더가 선별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은 단기적으로 악재로 나타나고 있다.
당장 가동률 저하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는데다 원화강세까지 겹쳐 진퇴유곡의 상황이 대구 섬유산지가 처한 현주소다.
■ 호재
4월 들어 대구염색공단 입주업체들의 가동소리가 다소 소란스러울 만큼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특수 아이템, 차별화소재 등 일부 아이템에 편중된 오더지만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는 분명하다.
교직물업계도 요즘 물량증가에 다소 숨통이 트이는 형국이다.
대구경북염색조합(이사장 우병룡)의 공동구매사업 품목인 가성소다, 염, 조제, 벙커C유등도 요즘 업계의 가동률 증가와 함께 공급량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조합은 지난해 3월 3억6천만원의 매출액을 올렸으나 올 3월은 10%이상 늘어난 4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또 자카드, 니트(트리코트, 라셀), 산자용 소재, 차별화 기능성교직물, 아웃도어용 기능성 박직물 등의 선전도 대구섬유도시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물량은 제한적이지만 고부가가치에다 후발국과의 차별성을 꾀한다는데서 고무적이다.
세계한상대회에서도 이 같은 아이템을 중심으로 활발한 상담이 이루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대구상의가 100주년 기념으로 보여주기위한 행사에서 탈피, 실질적 상담위주의 행사로 발전시키기 위해 정예화된 유력바이어만 초청했기 때문이다.
■ 악재
원화강세가 치명적 악재다.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섬유산업의 손익분기점(BEP)환율은 1014원.
935원이면 수출이 불가능할 만큼 치명적이다.
섬유업계는 950원대 환율에 잠을 설치고 있다.
이대로라면 중소기업의 25%가 적자를 감수하고 수출하고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섬유산업의 턴어라운드를 기약할 차별화 소재의 개발이 더딘 것도 악재다.
하고 싶어도 유동성이 부족해 못하거나 기술과 정보가 부족해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시점에 산자부와 중기청, 각지방자치단체가 선별적이고도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지만 요지부동이다.
2단계 밀라노프로젝트는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실패다.
전시행정에 앞서 실속을 챙기는 기획과 행정이 아쉬울 뿐이다.
구미소재 국내 대표적 차별적 신소재 업체인 J사의 한관계자는“제직분야의 흐름은 지난해 동기대비 비슷하거나 다소 떨어진 시황”이라며 “이 같은 흐름은 곧 차별화 소재의 개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나마 메탈직물이 선전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고개를 들기도 전에 그로기 상태다.
국내 메탈직물 생산량은 연간 600-700만야드. 월간 생산량으로 50-60만야드에 불과하지만 벌써부터 가격대가 엉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야드 당 5불대를 웃돌았지만 올 상반기부터 4불대로 추락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대구섬유를 이지경으로 만든 고질병이 남아있다. 모방과 출혈경쟁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