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프라브족’ 잡는다”
홍대 프리마켓 이어 동대문 쇼핑몰 앞다퉈 편집매장 설치
‘프라브족’은 명품 브랜드로 사치스레 꾸미는 것에 대한 거부인 동시에 싼 가격만 고집하
는 차브(chav)에 대한 반발로 합리적인 가격과 개성 있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국내에는 주로 홍대 프리마켓을 중심으로 활성화 돼 홍대는 ‘프라브족’이 즐겨 쇼핑하는 명소가 되었다.
몇 해 전부터 계속되는 ‘빈티지’의 유행은 ‘프라브족’이 증가한 주된 요인이다. 값싼 구제품을 취급하는 동대문 구제상가는 ‘프라브족’의 주요 활동무대로 이들은 구제상가에 가득 쌓여 있는 옷더미를 뒤져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옷을 찾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동대문 구제상가는 저가의 특이한 제품이 많아 고객층이 10대 후반으로 낮아지고 있다. 한 구제품 상인은 “뭘 찾는 지 한참을 뒤적인다”며 “마음에 든 옷은 흥정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프라브족’이 주요 고객층으로 부상하면서 유통업계도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일부 아울렛은 브랜드매장에서 편집매장으로 선회해 ‘프라브족’을 끌어들이고 있다.
동대문 쇼핑몰들의 변화는 더욱 눈에 띈다. 브랜드 보다는 희소성에 무게를 두고 매장을 재편하고 있는 것. 두타·밀리오레 등 동대문 쇼핑몰들은 디자이너 라인을 강화해 ‘프라브족’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스포츠·아웃도어 등 다양한 품목의 편집매장도 속속 입점 시켜 ‘프라브족’의 입맛에 맞추고 있다.
‘프라브족’의 쇼핑중심지로 떠오른 동대문 구제상가도 물량을 확대해 매출호조를 기대하고 있다. 한 구제상인은 “중요한 것은 희소성이다. 구제상품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중심의 백화점은 ‘프라브족’에 대응이 상대적으로 미흡해 고객이탈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백화점에서 잡화부문의 편집 매장을 구성해 ‘프라브족’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성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프라브족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발굴이 유통가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유통가의 발 빠른 매장 변화만이 살길”이라며 유통가의 변화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