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 메인유통 바뀌나”
BIG3 중심 백화점 탈피 바람
‘수수료 부담 덜자’ 공감대 확산
실속형 소비자 증가 직영점 강화
백화점 입점을 지양하는 남성복 브랜드들이 늘고 있어 주목된다.
과거 백화점은 업계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이미지를 고급화 시키기 위해 필수적으로 입점해야 할 ‘성역’으로 인식돼 왔다. 특히 보수적 성향이 짙은 남성복 브랜드는 백화점 매장을 보유 못하면 ‘시장 브랜드’ 취급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게 업계인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남성복 시장에 BIG3를 비롯 백화점 입점 자체를 피하고 직영점 등 수수료 부담이 없는 유통망을 선호하는 브랜드사가 늘어나고 있어 업계의 의식이 크게 변화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오송지오를 전개하고 있는 파스토조(대표 박용수)는 천안 야우리점 단 한 곳을 제외하면 현재 운영하고 있는 30여 매장 전부가 로드샵으로 이뤄져 있다. 안순율 지오송지오 부장은 “BIG3로 불리는 대형 백화점의 경우 수수료가 매출액의 40%에 육박한다”며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백화점 매장 운영은 무리가 따른다”고 밝혔다. 송 부장은 “아직도 백화점 입점 유무로 브랜드 가치를 평가하는 고객들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뛰어난 가격대 성능비로 승부하기 위해 백화점 사업은 과감히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백화점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구축보다는 20, 30만원대의 합리적 가격으로 국산 원부자재 제품을 선보여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올 F/W시즌을 노리는 버디옴므(대표 김상우)의 캐릭터 캐주얼 버디옴므 역시 당분간 백화점 진출을 보류할 계획이다. 김상우 버디옴므 대표이사는 “브랜드 이미지 차원에서 고려 중이나 수수료를 비롯 매장 운영에 소요되는 기타 비용의 부담이 크다”며 “부담없는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간다는 전략을 위해 우선은 직영점 체제를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버디옴므는 2개의 직영점과 2개의 대리점을 전개하고 있다.
매스티지 브랜드를 선언한 조르지오페리의 대명어패럴(대표 조용옥) 역시 백화점을 지양하고 효율적 경영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김창복 조르지오페리 이사는 “이익감소를 최대한 감수하면서 매스티지 브랜드를 추구할 방침”이라며 “부담이 적은 지역 백화점 매장 몇 곳만 로드샵과 함께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남성 코디네이션 샵 에스티코 등 가격대 성능비를 추구하는 다수의 업체들이 로드샵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속형 소비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백화점에서 이미지 관리 이외의 실익은 점점 더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