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아울렛, 공급과잉 ‘초비상’
치솟는 공실률…최고 상권도 맥 못춰
쇼핑몰과 아울렛이 공급 과잉에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주요 상권에 분양하거나 신규 오픈한 쇼핑몰의 공실률이 높아 유통업계가 시름에 빠졌다.
쇼핑몰분양가에 따르면 경기위축과 소비심리둔화·부동산 경기침체 등 악재가 겹쳐 오픈이 임박했음에도 점포 분양이 마무리되지 않아 정상오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오픈한 쇼핑몰들도 점포 분양이 끝나지 않아 ‘회사 보유분’이라는 이름으로 재분양에 들어갔다. 주요 상권 쇼핑몰 주변 부동산에는 매매와 임대를 알리는 선전물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서울 시내 대부분의 상권에서 신규 오픈 쇼핑몰을 중심으로 미분양과 점포정리 현상이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
동대문 등 불패상권도 예외는 아니다. 동대문상권에 오픈하거나 이미 오픈한 주요 쇼핑몰들도 분양에 힘겨워하고 있다. 분양 전문가들은 “기존 쇼핑몰들이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데다가 점포가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고 분석하며 분양·임대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명동의 경우 더욱 힘든 상황이다. 분양가와 임대료가 다른 상권에 비해 비싼데다가 가두 매장의 강세로 쇼핑몰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약하다는 인식이 강해 임대에 고전하고 있다. 유동인구는 국내 최고 수준이지만 고객 특성상 백화점과 브랜드 매장이 강세를 보이며 쇼핑몰의 보세의류에 냉담한 반응을 보여 일부 쇼핑몰이 리뉴얼을 단행하고 있다.
대학가 최고 상권인 신촌과 홍대의 상황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그래도 완전분양은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유동인구가 특정계층에 한정돼 있는 상권이라 고객취향은 맞추기 쉽다는 강점이 있지만 분양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분양관계자는 “도대체 투자자들은 어디로 갔는지 임대 계약만 몇 건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수도권 소도시나 지방의 경우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있다.
뚜렷한 상권 보다는 가두 매장과 백화점에 의지한 지방 상권은 브랜드 파워가 서울보다 강한 경향을 보이며 보세의류를 주로 다루는 쇼핑몰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객들의 반응이 부정적이자 투자자들과 임대매장이 철수하고 있는 것. 이에 쇼핑몰 관계자들은 자포자기한 상태를 보이기도 했다.
쇼핑몰 분양전문가들은 “상가의 수익성을 쉽게 장담할 수 없다”며 “최고 상권의 매물들도 쏟아지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브랜드업체의 대리점담당자는 “특성화나 차별화가 없는 곳은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것”이라며 “고객 분석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꼬집었다. 또 “분양사들이 2~3년만 마케팅과 홍보에 치중하고 그 이후에는 발을 빼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장기 운영 계획이 수립된 쇼핑몰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라고 설명했다.
쇼핑몰 관계자들은 “우후죽순처럼 불어난 쇼핑몰들 간에 나눠 먹기식 경쟁이 화를 불렀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성이며 상인들에게 수익을 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완전 분양의 최대요건”이라고 강조했다.
--동대문 상권--
미분양 쇼핑몰 막바지 분양 전력
11월 오픈 예정인 F쇼핑몰은 임대를 진행해야 하는 시점임에도 분양마감이 되지 않아 막바지 분양에 전력투구 중이다.
주변의 눈을 의식해 ‘회사 보유분’이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부동산 등 주변 분양관계자는 “회사 보유분이 미분양이다. 말만 그럴듯하게 표현한 것뿐”이라며 “투자자들이 급속히 동대문 상권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을 고려중인 한 상인은 “분양이 많이 안됐는지 조건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으나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수익성이 걱정돼 쉽게 투자하기 힘들다”라고 덧붙였다.
이미 오픈한 R쇼핑몰도 여러 가지 이벤트와 혜택을 전개했지만 분양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주변 분양업자는 “아직 주변 상황이 완전하지 않다. 상권 이동에 시간이 좀 걸릴 듯하다”고 설명하고 “밀리오레 등 주변 쇼핑몰보다 조건이 좋은데도 투자자가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이 쇼핑몰은 ‘임대료 유예’라는 파격적인 조건에도 분양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
--명동상권--
가두상권이 시장 장악
백화점을 제외하면 가두상권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쇼핑몰이 수익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매장을 철수 하거나 재임대 하는 방식으로 상인들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대대적인 광고와 극장 등의 입점으로 인지도를 얻은 H쇼핑몰은 유동인구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고층으로 갈수록 고객감소와 매장 감소가 비례하는 추세다.
A몰은 공실을 유지하던 다수의 점포를 리뉴얼 해 재도약을 꿈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