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업계 “울고 싶어라” - 올 여름 ‘조기장마·긴 무더위’
브랜드사, 기상예보 촉각·매출확대 해법찾기 혈안
남성복 시장이 올 여름 기상 예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보다 장마철이 2주가량 앞당겨질 것이란 예측과 무더위의 장기간 지속 등 기상청의 불길한 예보가 이어지고 있어 각 브랜드사마다 대비책 찾기에 나서고 있다. 한독FnC(대표 이창훈) 측은 “올해 무더위가 10월까지 이어질 거란 기상 예보로 F/W 시즌 물량 준비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번 예보는 사실상 가을이 없어지고 여름에서 겨울로 건너뛴다는 말과 다름없다”며 “이번 F/W 신상품에서 가을 제품의 비중을 25%안팎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반면 겨울에는 예상 이상의 추위로 물량 부족 사태를 겪었던 지난해의 상황을 감안해 쉐타 등 보온 효과가 좋은 아이템의 비중을 높일 것”이라며 “올해도 겨울 제품의 매출 호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씨피컴퍼니(대표 최진원)의 캐릭터 캐주얼 인터메조도 움직임이 바빠졌다. 김수봉 인터메조 영업과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이란 기상청 예보로 발빠른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며 “화이트 컬러나 데님 제품 등 시원한 느낌의 디자인 제품 물량 확보에 나섰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실제로 화이트 자켓의 판매량이 급상승하는 등 시각적 쾌감을 돕는 아이템에 고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오송지오를 전개하는 파스토조(대표 박용수)는 장마철이 빨리 찾아올 것이란 소식에 주목하고 있다. 안순율 지오송지오 부장은 “6월 중순부터 비가 많이 쏟아질 것이란 기상 관측이 나와 매출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며 “소비자들에게 우산을 증정하는 등 여러 가지 기획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상 예보만을 놓고 쉽게 판매전략을 변경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헤리스톤과 프라이언을 전개하는 (주)굿컴퍼니(대표 박철민) 측은 “패션업계의 특성상 실리적 운영에만 초점을 잡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병두 굿컴퍼니 영업1본부 차장은 “의류 제품 자체가 체온 유지나 방수성 등의 실용성은 물론 뛰어난 디자인까지 요구되는 아이템이라 함부로 가을 상품의 비중을 줄이기는 곤란하다”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구색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도리어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상 예보를 100% 신뢰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각 업체마다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의류 산업 중에서도 특히 남성복 업계는 날씨와 환경에 민감한 특성을 지녀 브랜드사의 센스와 판단력 및 순발력에 따라 결과가 크게 좌우된다”며 “여름 비수기에 들어서는 단계부터 월드컵과 때이른 장마, 무더위 등 여러가지 요인이 불거지고 있어 각 브랜드 사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 불허 상황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