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단]부산섬유산업의 시대별 변천사
지난 5월 15일자에 언급한‘부산섬유패션산업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칼럼에서 현 부산섬유패션산업의 실태 및 문제점, 그리고 비전을 제시했다.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산시의 기형적인 행정체제, 관련행사의 총괄기획 및 운영체제의 문제점, 업계종사자의 참여의지결여 등에 대한 대비책으로 산,학,관이 공조체제로 실태 및 문제점을 심층분석, 부산시 또는 관련기관, 관련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실익을 창출할 수 있는 효율적인 체제개편, 부산 전섬유패션인이 단합된 의지로 관련행사 성료를 위한 적극적인 참여의식고취가 시급한 과제다.
이에 부산섬유패션산업의 역사를 시대별로 전개, 업계종사자가 변천사를 통해 부산섬유패션산업의 뿌리를 답습하며 역사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고취시키고자 한다.
부산섬유패션산업의 역사는 1910년 한일합방이후부터 전개되어 오늘에 이르렀다고 보며, 이해를 돕기 위해 업계의 변천사를 년대별로 구분해서 풀어나가고자 한다.
<효시> 1917 -
1917년 현 동구 범일동(한양아파트 부근)에 (주)조선방직의 태동이 우리나라 모직물 제조업체의 시효이며 이후 조선견직, 태광산업, 경남모직 등이 설립되며 생산품목들이 전국 주요시장을 석권하며 국내 면, 견, 모직물산지로 정착된 것이 부산섬유패션산업의 효시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격동기> 1945 - 1959
언급한 15년은 부산섬유패션산업의 격동기라고 표현함이 옳을 것 같다. 1945년 해방이 되면서 일본으로 부터의 귀환 동포와 6. 25동란으로 밀어닥친 피난민들의 정착지이자 생활터전이었던 항도부산은 급격한 인구팽창으로 인해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등)이 생겨나며 한마디로 삶의 아수라장이었음을 전언하고 있다.
또한 임시수도로서의 역할이 부과되면서 관부연락선의 포구에 불과했던 인구30만의 부산이 거대도시로 탈바꿈 하기위한 용틀임이 전개된 시기였으니 그 시대를 최대의 격동기라 할 수 있다.
< 태동기 > 1960 - 1969
이시기는 박정희 군사정권이 들어서며 한일수교이후 한일간 외항선원들의 밀수입의 온상지로 둔갑, 광복동 일원에 외래품상점이 범람하며 국내 멋쟁이들의 입성을 들어주며 국내패션의 발상지로 부각되었기에 이 시대를 태동기로 봄이 마땅하다.
<중흥기> 1970 - 1979
이시기는 박정희정권 제3공화국의 수출드라이브 정책이 박차를 가하면서 부산지역 모방업계 및 OEM방식의 수출봉제산업이 최대호황을 누리게 되었다. 국내 총수출액의 30%를 감당하며 국가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한 효자산업으로 부각되기에 이르렀으니 시기를 부산섬유패션산업의 기반을 다지는 중흥기로 본다.
<호황기> 1980 - 1987
상기 8년간을 부산지역 섬유패션업계의 최대호황기로서 1980년대에 들어 국내시장에 기성복이 선보이면서 부산의 기존 오더샵들이 하나, 둘 기성복 제조업체로 전환, 기성복이 활성화 되면서 소비패턴의 변화를 초래하게 됐다.
또한 3저현상으로 건국 이래 최초로 무역흑자시대를 맞이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부추겼고, 정부의 수입규제조치로 외국브랜드의 국내시장 입성이 불가능했기에 당시 의류업계는 만들면 팔린다는 루머가 나돌 정도의 호경기를 누렸다.
즈음하여 태화, 스파, 유나, 부산, 신세화 등의 지역 중소백화점이 지역적 불록화를 형성하며 그야말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룬 최대의 호황을 누린 시기다.
<침체기> 1988 - 1993
부산지역 섬유패션산업의 침체기를 초래하게된 결정적인 요인은 노태우 정권의 97년 6, 29선언에서 비롯되었다. 6. 29선언이후 직장별 노동조합이 결성되며 노동쟁의에 의한 급격한 임금인상으로 OEM에 의존하던 부산수출봉제업체들이 제조원가상승으로 치명타를 입게 되었고, 대기업산하의 OEM의류업체들이 내수시장을 공략하면서 중심상권의 임대료 및 권리금이 상한가로 치솟자 부산지역 소규모 의류업체들은 광복동 신창동등의 황금상권을 내주고 백화점 위주의 영업망을 구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맞게 되었다.
또한 WTO체제 출범, 미국, EC의 통상압력에 의한 수입규제조치의 완화로 로열티에 의한 외국유명브랜드 상품이 국내시장에 출시, 중상류층 고객들을 흡수하면서 부산지역업체들은 이중고를 겪게 되었으니 이시기를 부산섬유패션업계의 침체기의 서막이라고 봐야 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