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브랜드社 마일리지 갈등

대형유통, 입점사 매출로 잡아 손실분 떠넘겨

2007-07-05     신승연

몇 년 전 논란 속에 무산됐던 백화점들의 ‘마일리지 매출 포함 시도’가 캐주얼 조닝을 중심으로 재현될 조짐을 보여 브랜드社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근래 알뜰족들이 국내 소비자들의 주류를 이뤄감에 따라 브랜드사들은 각각 자체 마일리지 제도를 통해 고정 고객 확보를 공략해왔다.
마일리지제도는 단골 고객들의 구매실적에 따라 고객에게 할인혜택을 주는 것으로 브랜드사들이 일정부분 손해를 감수한 고객 서비스다. 따라서 마일리지로 발생되는 손실분은 매출로 계산되지 않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지난 달 말 A백화점에서 캐주얼 조닝 입점 브랜드들을 상대로 마일리지 손실분까지 정상 매출로 합산하라는 방침이 내려졌다. 그 것도 당장 이달 1일부터 매출 합산 방식이 바뀐 것.
이에 따라 자체 마일리지를 운용하는 브랜드들은 손쓸 시간도 없이 앉은 자리에서 마일리지 손실 부분까지 수수료를 물어야 할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안 그래도 35~40%에 달하는 백화점 수수료와 MD, 기타 행사 등에 드는 비용을 계산해 보면 남는 게 없는데 여기에 실질적인 손실분까지 수수료를 내라는 것은 황당한 일”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다른 관계자는 “유독 캐주얼 조닝에만 이러한 지침이 내려진 이유는 그간의 매출 부진을 이유로 기존 브랜드사들을 내몰고 계획했던 해외 신규브랜드 입점을 추진하기 위한 술수”라며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A백화점 관계자는 “올 7월부터 달라지는 세법에 따라 국세청에서 방침이 내려왔다”며 “이번 마일리지 건은 매입부가 아닌 경리부 차원에서 움직이는 것이고 경쟁사들도 곧 같은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음모설을 일축했다.
타 백화점 매입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A백화점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구체적인 지침사항이 내려온 예는 없다.


하지만 캐주얼 위기론이 팽배한 시점에서 백화점의 이 같은 요구가 일회성으로 그칠 리 만무한데다 업계도 “앉은자리에서 손 놓고 손실을 입을 순 없다”는 태도를 보여 자칫 대형유통과 업계 간의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