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많아도 살게 없네…”

소비심리 저하에 주력 아이템 빈곤

2007-07-08     우철훈
동대문을 비롯한 유통가는 핫 시즌 히트아이템 부재로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비심리 저하와 내수 판매 부진에 월드컵·장마까지 겹쳐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유통가는 예년의 젤리슈즈·미니스커트 열풍과 같은 히트 아이템이 전혀 없어 근근히 매출을 이어가고 있는 것. 특히 영캐주얼군은 트렌드 없이 전개되고 있어 제품 출시에 고민하고 있다.


히트아이템 부재로 가장 큰 어려움이 있는 곳은 동대문시장이다. 트렌드제품 출시에 민감한 동대문 시장은 주력 아이템 부재로 산발적인 신제품 생산만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티셔츠나 미니스커트는 수요가 급격히 감소해 가격대도 많이 떨어진 상태다.
한 상인은 “저가 티셔츠는 수요가 거의 없다. 트렌드가 사라졌다”며 “히트디자인이 없어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동대문 상인들은 미니스커트와 티셔츠의 강세를 예상해 발주물량을 늘렸으나 판매가 전년대비 40%이상 감소하며 여름상품 재고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동대문 여름상품재고가 사이버 쇼핑몰에서 초저가에 대량 유통되고 있다.
백화점과 아울렛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여름 비수기 탈출을 위해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대대적인 물량공세와 저가 제품을 선보였지만 매출은 만족할 수준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와 신세계는 대대적인 여름상품 세일을 단행했지만 매출성장은 전년대비 3~10% 수준에 그쳤다. 특히 바캉스 시즌 여름상품 대목을 노려 많은 물량을 확보해 다양한 기획전을 열었으나 시즌 악재가 힘을 발휘하며 매출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대형마트들도 자사브랜드와 입점 브랜드의 초특가전을 열었으나 여름상품 소진에는 실패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유통가 판매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히트아이템의 부재를 꼽고 있다. 예년처럼 트렌드에 편승해 대중적 지지를 얻는 아이템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 판매부진을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히트아이템 부족으로 기획전을 열어도 성과가 미미하다”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천편일률적인 디자인과 비슷한 상품군이 구매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유통사들의 판매 부진으로 브랜드업체들은 고스란히 재고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외적으로 산재한 악재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통가의 판매부진은 F/W시즌 전망까지 어둡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