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이대 상권
“여대앞 남성복은 뭔가 다르다”
기프트 상품 중심 코디아이템 점차 확산…메이커들도 기웃
이화여대 지역 상권은 서울 시내에서도 가장 패션 트렌드에 민감한 대학 상권으로 꼽힌
다.
“이대 앞에 테스트 샵을 열면 사업의 성패가 보인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이화여대 상권은 패션 업계는 물론 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모든 사업에서 테스트 마켓의 이상형으로 평가받아 왔다. 1980년 이화여대 앞에 잉글랜드라는 이름으로 오픈했던 작은 의류매장이 최근 60개 이상의 브랜드를 보유하면서 패션계의 신화로 떠오른 이랜드의 출발점이었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스타벅스와 미샤는 각각 1999년과 2002년 이대 1호점을 오픈하면서 20대 문화의 주도 브랜드로 자리잡았으며 작은 액세서리 매장에서 머리핀을 팔아 10억원을 벌었다는 사업가의 이야기도 이대 액세서리 밀집상권에서 시작됐다.
한 업계 전문가는 “1984년 지하철 2호선과 이대역이 개통되면서 주요 상권으로 급부상했다”며 “하루 유동인구 30만명 중 8할 이상이 10~20대의 실질적 패션 수요 고객이라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내 버스노선의 30%가 경유하는 경인지역 중간정착지라 수도권 지역 전반의 소비자를 흡수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여대 앞 상권이라는 지역적 특성은 의류와 패션잡화의 특수소비시장을 형성시켰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10~30대의 젊은 유동인구 중 7할 이상이 여성이라 상권 전체가 여성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특히 불황을 타지 않는 대학 상권인 점이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여성 트렌드의 메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 이화여대 앞에 남성 브랜드 샵이 들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대 지하철역 앞에 위치한 남성 토틀 코디네이션 브랜드 에스티코 이대점은 작년 F/W시즌 오픈한 이후 꾸준히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박경화 에스티코 이대점 샵 매니저는 “오픈 초반에는 호기심으로 기웃대는 여대생들이 많았다”며 “주변 지역에서 남자 친구나 배우자에게 전할 선물을 고르기 마땅치 않았던 여성 고객들의 발길이 점차 늘어났다”고 밝혔다. 박 매니저는 “2~3만원대의 저렴한 셔츠와 타이가 대학 상권의 특성과 잘 맞아 떨어졌다”며 “발렌타인 데이 시즌에는 초콜릿 대용 선물을 구하려는 여성 고객들로 성황을 이룬다”고 말했다. 또한 “이화여대와 밀접하다보니 구매자와 착용 대상자의 관계가 연인과 남편으로 압축되는 타 지역 매장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제자와 스승 등 선물하고자 하는 대상의 폭이 상대적으로 넓어 다양한 타입의 구매활동이 이루어진다”고 덧붙였다.
2004년 여름 오픈한 앤드류스타이즈 이대점의 박수진 점장은 “오픈 당시 이대앞에 남성 타이 매장이 들어서는 것을 신기해 하는 고객이 많았다”며 “심지어는 케이블 TV 방송국에서 매장을 촬영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박 점장은 “이대점보다 앞서 오픈했던 신촌점 매장에 비해 아직은 매출액이 적다”고 밝힌 뒤 “그러나 점차 매장 방문 고객수와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어 격차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권근택 기자 kwon@ayzau.com
앤드류스타이즈-박수진 점장
방문시 다량구매 고객 많아
“20대 여성분들이 가장 많이 찾으세요. 그런데 최근들어 혼자 오는 남자분들이 많아졌습
니다. 비율은 7대 3 정도예요.”
박수진 앤드류스타이즈 이대점 점장은 “상권의 특성을 고려해 봤을 때 남성 손님이 늘어난 것은 상당히 의외”라며 “그러나 아직 여성에 비해 상품을 보는 안목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여성 고객들은 직접 제품을 비교하면서 장시간동안 구매를 고려합니다. 반면에 남자분들은 제게 직접 선별을 부탁하는 경우가 많아요.”
박 점장은 “남성들 가운데 한 번 방문시 3, 4개 이상의 제품을 다량 구매하는 분들이 많은 것도 특이한 점”이라며 “제품 선별을 부탁받을 때마다 고객의 만족스런 결정을 돕고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고 웃었다.
“보통 고객들의 매장 체류 시간은 10분에서 15분 가량 지속됩니다. 토틀화 작업 후 매장에 볼 거리가 많아져 체류 시간이 길어졌어요. 설령 구매를 하시지 않더라도 눈요기를 잘했다고 만족하시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앤드류스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