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유통 ‘할인점’ 전성시대
수수료율 낮고 원스톱 쇼핑 강점
브랜드, 백화점 이탈 가속…입점경쟁 격화
업계, 제2 공룡되나 우려속 得失 면밀 검토
대형 할인점의 의류유통 강화에 대해 의류업체들이 득실을 따지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공산품 수수료 보다 의류부문 수수료율이 높은 것을 감안해 대형 할인점이 앞 다투어 의류사업 강화에 나서면서 의류업체들이 입점시 이득과 피해를 계산하는 등 대형 할인점의 득실을 따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대형 할인점들은 의류부문 강화를 통해 매출구조 개선에 나섰다. 4년간 의류시장 규모는 연평균 1.3% 축소된 반면, 할인점내 의류판매는 연평균 18.8% 기록 2배 이상 성장했다. 전체 의류시장에서 할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7.5%에서 2005년 15.8%로 대폭 상승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의류업체들이 높은 수수료와 간섭이 잦은 백화점을 이탈, 다소 수수료가 낮고 고객이 몰리는 할인점을 선택하는 것과 맞물려 원스톱 쇼핑을 지향하는 할인점이 공격적으로 의류 브랜드를 강화하면서 할인점의 의류 성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할인점이 과거 아동복과 속옷에 집중한 것과 달리 남성복과 여성복, PB를 늘리고 있는 것도 할인점이 의류 격전장으로 부각되는 이유다.
신세계 이마트는 PB를 포함한 대형 브랜드를 입점 시키며 의류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사브랜드인 ‘자연주의’ ‘이베이직’ ‘디자인유나이티드’ ‘#902’ 등과 코오롱 ‘아르페지오’ 캠브리지 ‘브렌우드’ LG패션 ‘타운젠트’ 등 굵직한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또 ‘나이키’ ‘아디다스’등 대형 스포츠 브랜드와 ‘베이직하우스’ ‘제이폴락’ 등 캐주얼 브랜드 까지 구성, 백화점 MD와 맞먹는 규모를 자랑한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더 적극적이다. 홈플러스는 4개의 PB를 핵심사업으로 정했다. ‘프리선셋’의 경우 기획·디자인·생산 등을 자체 진행했고 톱스타를 기용 마케팅에 나섰다. 여기에 ‘지오투’ ‘파크랜드’ ‘수트하우스’ 등 남성복과 ‘올리비아 로렌’ ‘ab.f.z’ ‘아놀드 바시니’ 등 여성복을 구성 구색을 맞췄다. ‘행텐’ 등 대형 캐주얼 브랜드도 입점해 홈플러스 매장은 활기를 띄고 있다.
롯데마트는 ‘베이직아이콘’ 등의 자체 브랜드와 ‘유니클로’ ‘마인드 브릿지’ ‘트루젠’ 드의 브랜드를 입점시켜 경쟁사와 매출 경쟁을 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대기업의 할인점 진출이다. 코오롱패션의 경우 할인점 판매 비중을 높였다. ‘지오투’와 ‘아르페지오’를 할인점 유통을 통해 이마트에서 최고 판매고를 기록했다. 또 ‘제이폴락’을 다수 입점 시키는 등 할인점 유통을 대폭 늘렸다.
캠브리지의 경우 전략적으로 라인을 세분화해 할인점 공략을 하고 있다. ‘브렌우드’ ‘수트하우스’ 등 중가 브랜드를 할인점에 유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층을 확대했다.
LG패션도 ‘타운젠트’ ‘TNGT’를 할인점에 입점, 수익구조를 개선했다. 캐주얼 브랜드의 경우 할인점 입점은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이미 백화점과 가두상권에서 캐주얼의 입지가 좁아진 것을 감안하면 마지막 돌파구는 할인점인 셈이다.
여성복의 경우 단가가 높은 것과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저가 정책 할인점에 기대 이하의 입점을 보이고 있지만 주요 브랜드들이 할인점 유통에 적극적으로 나서 향후 할인점에서 여성복의 입지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브랜드의 할인점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의류업체들은 할인점의 득실을 따지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할인점이 입점한 상권에 유동인구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주요 가두점 유통 브랜드들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할인점 의류부문이 백화점처럼 거대해질 경우 가두점 브랜드는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특히 중·소 브랜드의 경우 가격에 밀려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때문에 입점하기 곤란한 중·소 브랜드의 피해가 불 보듯 뻔하다”며 “할인점 의류부문 강화는 가두점 몰락을 가져올 것”으로 진단했다.
한국기업평가측은 “할인점 유통은 의류업체들에게 기회일 수 있지만 가두점 유통 브랜드에게는 상권 자체가 몰락하는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특히 할인점 PB의 확대는 의류업체들에게 상당한 위협 요인”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광수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백화점이 해외 브랜드를 도입해 내셔널 브랜드의 입지를 축소시킨 것처럼 할인점의 의류와 PB부문 강화가 의류업체들의 유통망을 축소시킬 것”이라고 경고하며 “유통망이 변화하는 추세에 따라 의류업체들의 장기적인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할인점의 의류부문 강화가 의류산업 전반을 뒤흔드는 가운데 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