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림간 협력사업 ‘빨간불’

산자부, 83억 지원…전 섬유공정 연계개발 주문

2008-03-24     김영관
업계, 개발혼선·연구비분산 등 저해요인 많아

올해부터 시행하는 ‘섬유산업 스트림 간 협력기술개발사업’이 시작도 하기 전에 삐걱거리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1년여의 시장조사와 업계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 이사업은 지난 16일 시행 공고됐다. 지원규모는 전국 섬유특화지역을 대상으로 한 83억원. 이중 섬유스트림사업이 73억원, 패션스트림사업이 10억원 내외다.
그러나 스트림별 사업을 들여다보면 산업자원부가 이사업을 제대로 이해 했는가 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산자부는 사업공고 내용을 통해 원료→방사(원사)→사가공→제·편직→염색→가공→재단·봉제→디자인·설계 등 실질적 공정을 모두 나열해 놓고 이를 스트림별로 연계해 개발을 추진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일반적인 직물개발은 직물업체가 주체가 되어 원사수급 및 사가공, 제직, 염색, 가공까지 개발이 이루어지는 게 관례다. 그러나 원료, 원사업체는 대다수 대기업이어서 주관기업으로 나서는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이끌려 제대로 연구가 이루어질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대기업은 특성상 자체적인 연구개발예산이 편성돼 있는데다 차별화 원사개발을 게을리 할수 없는 입장이다. 정부의 개발비 지원이 없어도 안달이 날만큼 연구개발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림간 연계라는 그럴싸한 이유를 들어 섬유공정 모두를 포함시키는 연계사업을 주문하고 있다. 사업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모기업 대표는 “스트림별 참여기업을 모두 참여시킬 경우 의사소통이나 제대로 이루어질지 의문이 간다”며 “오히려 개발에 혼선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개발비의 분산도 실질적 연구개발사업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게 업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특히 염색과 봉제의 경우, 스트림자체에서 개발되는 경우보다 물량을 발주하는 직물업체의 요구와 설계에 맞추어 개발되는 경우가 많아 이 또한 부적절한 주문이라는 지적이다.
여하간 주사위는 던져졌다. 사업의 접수마감이 4월16일로 임박했다. 사업기간은 2년. 1차 사업이 완료되는 2년 후 이 같은 지적사항의 허와 실이 적나라하게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