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위기의 커리어
“변할 것인가…유지할 것인가”
여성복 조닝 파괴 현상 ‘업계 공동과제’
대형 유통망 위주로 백화점 영업을 전개 하던 커리어조닝의 브랜드들이 하나둘씩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몇 년 전 커리어 조닝 브랜드로는 이례적으로 ‘쏠레지아’가 캐릭터 캐주얼로 리뉴얼을 단행하고 ‘칼리아 쏠레지아’로 변신해 패션업계의 관심을 모은데 이어 ‘쉬즈미스’가 지난해부터 과감하게 리뉴얼 후 볼륨 캐릭터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와 올해를 기점으로 극명하게 나타난 커리어 조닝의 축소와 향후 가속화될 마켓쉐어의 분할과 감소로 인해 패션브랜드사가 변신을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여성복 마켓을 조망해 보면 브랜드 컨셉타겟과 구매타겟의 불일치가 심해져 고객층 이탈이 늘어가는 상황이기에 향후 여성복 전체 조닝의 파괴가 점차 가속화 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백화점 2~3층 여성 패션관 고객의 구매 관련 통계를 살펴보면 이런 추세가 여실히 나타난다. 패션관 여성복 조닝의 영캐주얼·캐릭터·커리어·어덜트 브랜드들이 추구하는 타겟연령대 보다 연령대가 훨씬 높은 고객들이 주 구매층을 이룬다.
업계에서는 엄밀히 말하면 브랜드가 추구하는 심리적인 컨셉 타겟과는 대략 10년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영캐주얼과 캐릭터조닝은 30~40대 여성들, 커리어조닝은 40~50대 여성들이 주 구매층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은 과거부터 예상됐지만 커리어 조닝 브랜드사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난다. 바로 기존 커리어브랜드를 찾던 고객들이 영캐주얼이나 캐릭터조닝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국 백화점 내에 입점해 있는 커리어 조닝의 브랜드 수는 평균적으로 줄잡아 15개 정도에 불과한데 이는 지난해 30개 이상이던 것과는 천양지차다.
이는 대형 백화점들이 최근 몇 년 새 수익 감소세를 보이는 커리어 조닝을 축소시킨 후 수익위주로 MD를 개편하면서 빚어진 결과다.
커리어 조닝의 축소는 심하게는 층간 이동으로 이뤄줘 캐릭터조닝이나 마담브랜드로 일컫는 고연령 타켓의 어덜트조닝과 함께 구성되는 최악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캐릭터와 구성된 경우 디테일한 비쥬얼과 컬러 베리에이션이 상이해 심플한 실루엣 위주의 커리어 조닝이 투박해 보여 입점유도가 안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그리고 어덜트조닝과 구성된 경우 백화점 동선 상에 있는 이동고객 연령층이 너무 상이해 고객의 심리적 만족감이 떨어져 구매력 저하를 낳고 있다.
변신을 택할 것인가 기존 브랜드 컨셉과 아이덴티티를 일관되게 지속해 나갈 것인가 현재 커리어 브랜드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하지만 변화는 어떠한 형태로든 진행되어야 할 당위성을 갖는 것 같다.
‘쉬즈미스’의 소경숙 상무는 “현재 커리어 브랜드의 위기는 이미 예견되어 왔던 상황으로 이는 어떤 특정 조닝의 문제가 아니라 패션업계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 할 과제”라고 언급하고 “이제 머지않아 국내에 상륙할 SPA형태의 다국적 패션기업인 자라, H&M, 탑샵 등과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국내 패션마켓의 각 브랜드는 나름대로 어떤 변화든 받아 들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