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박항치씨와 연극 ‘사랑과 우연의 장난’
단순 명료한 인간심리의 미묘함
유쾌한 클래식 모던으로 풀어내
“디자이너로서 새로운 충전 기회 될 것”
18세기 프랑스 희극의 대표작가 마리보가 구사하는 독창적인 언어의 묘미와 디자이너 박항치씨가 의상으로 절묘하게 매치되는‘사랑과 우연의 장난’이 연극계의 거장 임영웅감독의 연출로 무대에 오른다.
마리보의 희곡은 몰리에르의 희극과 더불어 프랑스 작품으로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는 작품으로 작가의 우아하고 세련되고 고답적인 문체는 소위 ‘마리보다주’로 불리며 후대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랑의 감정을 통해 인간의 숨겨진 정서를 그려내고, 사랑의 일시적인 상태와 속도, 사랑의 진행단계 등의 뉘앙스를 표현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지녔다는 마리보 희극의 고전적이고 클래시컬한 의상 디자인은 역시 국내 톱 디자이너 박항치씨.
30년전만 해도 극단 “자유‘의 연극기획을 한 박항치씨는 68년부터 한 5년동안 연극에만 미쳐 있었던 연극계의 총아였다.
그가 극단 산울림의 창단 공연작인 ‘고도를 기다리며’의 조연출을 비롯, 40여편의 연극을 선별하여 무대에 올리는 것부터 마케팅 자금관리 무대의상까지 손수 다 해냈던 그는 연극 의상을 맡을 때마다 “마음의 고향에 온 기분” 이라며 여전히 설레는 표정이다.
그는 “희곡의 내용이 18세기 프랑스 귀족사회 젊은 남녀간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는데다, 신분과 게급차이라는 제한은 있지만 작품 자체가 자유분방하며 단순 명료하고 인간심리의 미묘함을 다루는 장점이 있어 디자이너로서 새로운 충전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소감을 표현한다.
현대적인 패션을 주로 디자인 해온 그이지만, 그는 유럽의 클래시컬한 디테일 표현을 자주 접목하는 그는 이 작품의 컨셉을 이야기 하자면 ‘유쾌한 클래식 모던’이라고.
오랜만의 희극작품을 통한 그의 원색의 화려한 의상이 관객과 보다 가깝고 즐거운 교감의 장을 선사하면서 진실한 사랑의 힘은 환경이나 계급의 차이, 그리고 시대를 뛰어넘어 영원하다는 작가의 메시지를 즐겁게 전해줄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