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正喜의 증권가 산책] 신조어 ‘금요일의 패닉’ 대두

2009-01-13     한국섬유신문

코스피가 주말 42.51포인트(2.32%)나 폭락했다.
마지노선이라고 할 200일 이평선에 겨우 걸쳐있다. 한때 1780선도 무너졌다. 종가 1782.27로 마감,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증폭시킨 가운데 금요일의 패닉현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고 있다.
미국은 이틀동안 300포인트 가까이 오른 반면 한국은 이틀연속 큰 폭으로 떨어졌다. 동조화에 역행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코스피는 옵션만기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와 미국의 상승소식에 오름세로 출발했으나 오전 10시 30분 이후 상승폭이 급격히 둔화되며 하락 반전됐다. 오전 내내 등락을 거듭했으나 오후 장 들어 프로그램 매물압박으로 폭락세로 돌변, 고점대비 68포인트 넘는 하락장을 연출했다. 시장에 불안심리가 팽배, 조금이라도 주식을 팔아놓자는 심리에 PR매물이 쏟아지면서 패닉현상으로 몰고 갔다.
벤 버냉키의 금리인하 가능 발언으로 1850선을 넘봤던 코스피는 메릴린치의 4분기 손실처리 규모가 예상을 웃돌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시아증시를 강타했다.큰 폭으로 오르던 중화권 증시는 속도가 둔화된 끝에 대만은 0.35%, 상해 지수는 0.44%가 각각 빠졌다. 일본은 1.87%가 하락했으며 장중 간 미국 선물은 나스닥, S&P 500지수 모두 0.5% 넘게 내림세를 탔다.


새해 들어 외국인은 1조9천억원 규모의 주식을 내다팔았다. 선물은 7천 계약 이상을 순매도 했다. 기관의 PR매물 규모도 1조9천억(차익)원에 달했다. 문제는 다음 주다. 많이 빠진 만큼 오를 것이라는 기대와 지금이라도 손·절매에 나서야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있다. 차트 상으로는 200일선에 걸쳐있고 w자형의 바닥을 형성, 오를 가능성이 많아졌다. 미국이 금리인하로 경기부양정책을 펼것으로 내다보이는 점도 배경에 깔려있다.
반면 부시도 버냉키도 폴슨도 경기침체를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 심리적으로 글로벌증시를 불안에 빠뜨리고 있다. 미국지도층은 경기침체를 인정하면서도 ‘잡을수 있다’는 의지를 펴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전문실무자들은 “이미 침체의 늪속에 빠졌다”며 쉽사리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리인하 조치나 인위적 경기부양 정책이 잘못되면 인플레이션을 유발, 확실한 스태그플레이션 속으로 빨려 들어갈 뿐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근래의 글로벌증시는 미국에 예속됨(동조화)이 전과 같지는 않다. 독자적 행보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인도와 중국을 비롯한 화교권 동남아증시는 신흥증시 강국으로써의 면모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디커플링(탈동조화현상)이 완전한 것은 아니다. 한국증시도 마찬가지다. 다만 기업의 실적이 어떠한가가 관건이다.
미국은 연일 좋지 못한 뉴스가 쏟아져 나오지만 중국, 인도, 한국 등은 그렇지 않다. 포스코의 4.4분기 실적은 가히 어닝 서프라이즈라 할만하다. 미국의 어닝쇼크에 비해 중국 인도는 어닝서프라이즈라 할만하고 한국은 일희일비 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외적 뉴스에 민감하다. 당장 다음 주에 있을 미국과 중국의 굵직한 경제지표에 귀를 열어놓고 있다. 미국은 15일과 16일 생산자 물가지수, 소매 판매 소비자물가지수 산업생산지수 등의 발표가 있다. 주택관련지표도 16일과 17일 발표된다.
중국은 17일부터 실질 GDP와 생산자, 구매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그렇지만 아시아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둔화되고 있다.


글로벌증시의 바닥이 드러나는 것일까? 미국 발 경기둔화 우려 및 신용경색은 언제쯤 잠잠해 질 것인가? 아픈 부위가 터져 한참 나쁜 기운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미국의 형편에 대해 그린스펀은 “아직도 한참 멀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한국증시는 올해 ‘上低下高’(상저하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제는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와 같다. 유난히 빼어난 톱니하나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하고 억지로 될일도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MB효과로 신기원을 열겠다는 증시주변의 목소리는 어느덧 잠잠해졌다. 연내에 신고가 경신이라도 있으면 다행이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시를 둘러싼 곰(증시비관론자)과 황소(증시낙관론자)의 기 싸움도 점입가경이다. 곰은 아무리 빨라도 3분기는 돼야하고 그전은 횡보국면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황소는 무슨 소리냐, 상반기중에 신고가 갱신, 연말까지는 최소한 2500,3000선도 바라볼 수 있을 것 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어느쪽의 주장이 맞건 지금은 인내를 가지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련과 욕심에 대한 현명한 대처만이 살아남는 지름길이 될 것이며 철저하게 자신의 책임 하에 관리해야 한다는 점 또한 잊어서는 안 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