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 ‘과거’ 버려야 동대문이 산다

송윤창

2009-02-13     송윤창

과거 동대문의 ‘3:5:2 비율’이 사라졌다.
이는 ‘잘 나가는 가계 30%, 현상유지 50%, 마이너스 20%’를 뜻하는 ‘소자본 인생역전’이 가능했던 동대문만의 법칙이다.
최근 십수년간 세계경제의 급격한 구조재편 여파는 그 공식을 깨버렸다. 현재는 동대문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과거 동대문의 역동성을 가능하게 했던 ‘디자인·봉제·유통’의 일일생산시스템은 이미 붕괴됐다.


IMF이후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IT·서비스산업 중심 고부가가치산업구조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경쟁력을 잃은 봉제산업은 괴멸직전이다.
게다가 대형마트의 의류시장 진입 등으로 지방 소매상권이 초토화 되다시피 해 도매시장 기능마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남은 것은 ‘중국산 저가상품 소매시장’이라는 꼬리표 뿐.
기존의 기능이 사라졌으니 이제 새로운 기능이 부여돼야 하는 시점이다. 대형패션타운이라는 이미지만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런데도 ‘동대문시장 활성화 방안’이라고 터져 나오는 목소리 대부분은 과거의 기능을 되살리자는 것 일색이다. 정부도 그렇고 이러저러한 타이틀을 내건 각종 협회들 또한 마찬가지다.


알튀세가 ‘인식의 생산’에서 언급했듯이 답은 질문의 구조를 포함한다. 새로운 답을 얻기 위해서는 새로운 질문의 구조가 필요하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디자인명품도시 건설을 위해 유럽순방을 다녀왔다. 의류·패션부분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겠지만 잠시 희망의 미소가 감도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