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正喜의 증권가 산책] 미국 재채기에 증시 감기 걸렸나

2009-02-24     한국섬유신문
코스피 지수가 주말 17.91포인트(1.04%) 내린 1686.45에 마감됐다.
장 중간 33포인트 넘게 빠지기도 했으나 장 막판 매수세가 들어와 낙폭을 줄인 것이다.
거래량은 2억7천6백22만주로 지난 주말의 5억 주 수준에 비하면 45%가 줄어들었다.
외국인은 이틀 연속 거래소에서 각 2300억원 어치 넘게 팔아 치웠다.

코스닥에서는 6일 연속 매도로 일관했고 새해 들어 순매도금액은 11조원에 육박했다.
주말 외국인의 거래행태는 부정적 포지션으로 일관 ‘셀 코리아 앤 굿바이’라고 할만 했다.
이날 선물매도 규모는 올해 최고인 장중 6000계약을 넘기기도 했다. 5243 계약을 내다 팔면서 베이시스가 악화돼 백워데이션에 육박, 프로그램 매도세를 유도했다.

외국인이 2442억원, 투신권 2051억원, 기금 193억원 어치를 각각 팔았고 개인이 4006억원, 증권사 209억원, 은행 230억원 어치를 각각 샀다.
아시아 증시는 전날 미국 다우지수하락(1.15%)에 영향을 받아 일본(1.37%), 항셍(1.60%), 홍콩(2.22%), 상해B(1.87%)지수가 일제히 빠졌다.
글로벌 증시는 미국경기의 침체가능성 확대에 발목이 묶이면서 좀처럼 시원한 상승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는 이번 주 1700선을 돌파, 봄을 맞는 듯 했다.
그러나 주말 미국의 재채기에 감기가 걸린 꼴이 됐고 1650선에 머무르면서 한동안 바닥다지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차트 상으로는 남미지역은 대부분 60일선을 돌파, 가장 먼저 봄을 맞고 있다.
아시아 존에서는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이 60일 선을 통과했다.
유럽은 등락을 거듭하면서 저점확인 작업을 마치고 상승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돌발변수만 없다면 우 상향 곡선을 그려낼 듯하다.

12000선과 13000선 사이에서 등락중인 다우지수는 서브프라임과 인플레 우려에 따른 악재로서 작용, 소비위축을 나타내는 지표발표 때는 하락하고 금리 인하론이 고개를 들면 상승하고 있다.
그 일희일비에 따라 글로벌증시도 출렁이고 한국·일본·홍콩 등의 시장도 울고 웃는다.
고속성장을 한 중국은 인플레 우려에 전전긍긍하고 일본, 미국 등의 저금리 정책은 핫머니(국제투기성자본)를 자본재 사 모으는 쪽으로 내몰아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인플레이션)화를 야기하고 있다.

국내는 라면 등 식료품 사재기를 하는 촌극을 연출하기에 이르렀다. 양극화를 부추기는 경기침체 현상이 점점 구체화 되고 있다.
업계는 유동성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판매는 안 되고 돈은 부족해 브랜드를 접거나 감원 등으로 버텨내기 위한 비상자구책을 쓰기도 한다.

사옥으로 쓰던 건물을 팔거나(T사), 알짜배기 업종(I사)을 팔아서라도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다 상장이 안 돼 마비지경에 빠진 업체의 한숨소리가 드높고 M&A를 통한 윈윈전략도(J사) 욕심 때문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금심걱정들이 눈 녹듯 사라지고 모두를 환하게 웃게 만들 봄날은 언제쯤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