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기업] 밀앤아이, 글로벌브랜드 향한 큰 기지개

2009-02-24     송윤창
밀앤아이 백화점·할인점 영역 확장
대형화·다각화 통해 고객 확보 주력


“한국 최초의 글로벌 브랜드가 목표입니다.”
여성전문패션업체 밀앤아이 명유석 대표<사진>는 한국시장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
지난해에 이어 ‘자라’ 등 해외 유명브랜드들의 국내진출이 줄줄이 예상되는 가운데 밀앤아이가 글로벌 브랜드를 향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10여 년간 동대문에서 쌓은 기동력과 명 대표 이하 수십 명 디자이너들의 열정이 만들어 내는 독특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제품력은 이미 미국과 일본, 유럽시장에서 낯설지 않다.

지난 12일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매직쇼에 전시된 이 회사 제품은 해외 바이어들에게 폭발적 반향을 일으켰다. 행사 4일 동안 유치한 오더수량만 수십만 장이다.
명 대표는 “한국에는 아직 이렇다 할 글로벌 브랜드가 없다. 현재 국내 의류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인구가 채 5천만도 안 되는 좁은 땅덩어리를 상대로 수천 개의 브랜드가 피터지게 싸우고 있다”며 “눈을 크게 뜨고 세계시장을 바라봐야 할 때”라고 말한다.
그 전초로 지난 22일 국내 대표적 의류도매상가인 헬로APM 7층에 해외바이어 유치를 위한 쇼룸을 설치했다.

국내시장의 성공적 안착은 글로벌브랜드로 가는 첫 걸음.
명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의 패션에 대한 감각은 매우 뛰어나다. 따라서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것은 글로벌브랜드로 가는 가늠자다”며 국내 최고를 향한 생각을 밝혔다.
이 회사의 대표 브랜드 ‘헴펠’의 경우 지난해 12월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 런칭 후 강남의 20~30대 여성들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대한민국 패션 1번지 압구정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 22일에는 갤러리아 수원점에 두 번째 매장을 런칭했고 진주점이 3월 1일로 예정돼 있다. 올 F/W에는 국내 빅3 백화점에 입점 예정이다.

그러나 국내 유통시장 특성상 백화점 진출로만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것은 어렵다. 이러한 판단 하에 밀앤아이는 최근 급부상하는 대형할인점 브랜드입점을 통해 다양한 고객층 확보에 나섰다.
“백화점에서의 고급화 전략만으로는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또 백화점의 특성상 매장대형화가 어려워 최근 의류유통의 트렌드인 멀티매장 구성이 어렵다. 브랜드를 이원화 해 대형할인점과 백화점에서 각각 다른 컨셉으로 다양한 계층의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 대표의 이러한 생각은 이미 구체적인 사업추진으로 현실화 됐다. 올 3월 초 홈플러스에 3개 브랜드매장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5월까지 10개의 매장을 설치하기로 할인점 측과 모든 계약을 끝낸 상태다. F/W까지는 7개점을 추가해 17개의 매장에 별도의 브랜드를 런칭 할 계획이다.
또 여성복에 치우친 사업영역을 확장해 남성복과 진패션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듯 쉽지만은 않다.

“신규브랜드의 성장을 가로막는 국내 유통시장의 구조혁신이 이루어지지 않고는 어렵다”고 명 사장은 말한다. 또 패션사업에 새롭게 진출하는 대형할인점들의 과거의 이미지를 넘어서기 위한 홍보부족도 넘어야 할 과제다. 하지만 별로 개의치 않는다.
“마케팅의 문제는 할인점만의 문제가 아니다. 참여하는 브랜드들이 저가상품으로 고객을 현혹하는 값싼 마케팅 기법을 버리고 제품력으로 당당하게 승부한다면 소비자는 언제든 우리를 선택할 것”이라는게 명 대표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