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 그린프라이스 후폭풍 심하다
2009-04-24 손민정
‘그린프라이스’ 취지는 소비자는 가격 정찰제를 믿을 수 있고, 제조업체는 제살 깎아먹기 할인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백화점은 구매 고객이 증가하는 등의 일석삼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제조업체들은 유통사들의 방침에 따라 일단 동참은 했지만 소비자들이 할인에 익숙해져있는데다 객단가가 떨어지니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다. 이번 봄 정기세일에서 나타난 큰 현상중의 하나였다. 뿐만 아니라 그린프라이스에 동참한 백화점과 가두점 판매가격이 달라 그간 지방특색에 맞춰 영업을 진행해 온 신사복 대형대리점들은 영업 방식 변경에 대해 혼선을 빚고 있다.
또한 일부 업체들은 적게는 100만원대에서 많게는 300만원대 정도에 달하는 고가 맞춤브랜드를 선보이는 등 가격 차별화 명목으로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다. 한편에서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이라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고가 제품으로 수익을 챙기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영업도 불사하는 사태를 빚고 있는 것이다.
그린프라이스는 언젠가 꼭 실행돼야할 제도라고 본다. 하지만 명확한 목표설정 없이 제조업체가 감내 할 수 없는 범위 밖에서 이루어진다면 이는 ‘가격대비 품질하락’이라는 극한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 결국 유통업체 입맛대로의 제도가 소비자의 불만을 부르고 그 피해는 브랜드가 고스란히 안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