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최첨단 의류 개발 봇물

2009-07-03     전상열 기자

“포옹하면 느낌이 전달되고 음악이 흐르며 혈압 진단은 물론 변비까지도 막아준다”

자외선 차단 티셔츠·통풍성 강한 男 속옷
벌레 접근 차단 옷·칼에 끄떡없는 보호복
IT·BT 접목 고부가가치 창출 옷 큰 인기


“옷을 입으면 음악이 흘러나오고 포옹을 하면 느낌이 전달되고 혈압까지 검사해준다. 또 벌레의 접근을 차단하고 변비까지 막아준다.”
옷의 진화가 끝이 없다. 섬유 성능의 개선과 함께 IT·BT 산업이 접목된 최첨단 의류가 인간 생활의 한 분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최근 미국·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자외선 차단 티셔츠, 음악이 나오는 옷, 포옹하면 느낌이 전달되는 셔츠, 통풍력이 강한 남성 속옷, 혈압관리 팬티, 벌레와 변비를 해결해주는 특수복, 칼에 찔려도 끄떡없는 보호복 등 최첨단 기능성의류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섬유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데다 의류 업체들이 기존의 의류로서는 수익성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무역협회 전 세계 섬유상품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솔라 프로텍티브 팩토리는 자외선 차단 티셔츠 개발을 끝내고 반소매와 긴팔 스타일로 판매에 나선다. 이 티셔츠는 자외선이 포함된 태양열을 차단하기 때문에 더위를 덜 느낀다는 것. 이미 나사(NASA) 및 국제 자외선 시험연구소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착용자의 신체 전부가 악기로 변신하는 ‘페이서 수트’도 인기다. 이 디자인은 착용자 근육에서 나오는 전기 펄스를 측정해 이를 음악 또는 음향 효과로 전환시킨다. 이 옷에는 앰프와 스피커가 장착돼있어 내장된 음악을 재생하거나 제어기 적외선을 통해 무선 통신을 할 수도 있다.


프러포즈 전용 의류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두 사람이 서로 포옹을 하면 후드 티셔츠 등에서 백색 빛이 반짝이고 북두칠성 모양이 생성되면서 희미한 심장박동 소리가 흘러나온다. 이 후드 티셔츠는 고가의 캐시미어 소재를 사용, 대나무 바구니 직조법으로 제작돼 포옹할 때 느낌이 굉장히 포근하다.
필립스는 최근 혈압을 검사해주는 팬티를 개발했다. 심장박동 속도가 혈압과 관계가 있는 것을 이용해 팬티의 밴드 부분에 센서를 넣으면 혈압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는 원리를 이용했다. 속옷을 착용하고 있는 동안은 계속 혈압을 체크할 수 있으며, 속옷 내부에 설치된 감지용 센서와 전극은 맥박에 따라 변화하는 상황을 측정한다.
엑스 오피시오는 벌레의 접근을 차단하는 ‘버즈 오프’라는 옷을 출시했다. 퍼미스린 섬유로 만들어진 이 옷은 국화가 가진 천연 제충제 기능이 있어 곤충의 접근을 막아준다. 실외 활동이 많은 소비자에게 유용한 제품이다.


일본 미즈노는 최근 특수용도로 개발한 옷감으로 만든 남성용 내의를 출시했다. 물에 젖은 상태에서도 통풍이 잘돼 옷감의 내층이 건조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 내의에 수분이 닿으면 솔기가 측면으로 7~10% 가량 팽창해 옷감의 통풍성이 40%가량 증가한다. 수분이 마르면 옷감은 원래 사이즈로 돌아간다.
일본의 드림은 변비로 고생하는 여성을 위해 ‘데루마키 벨리 워머’라는 옷을 판매하고 있다. 이 옷에는 사람의 장 모양이 그려져 있는데, 이 그림 내부에는 숯을 포함한 작은 자갈이 들어있다. 잠잘 때 착용하면 배를 따뜻하게 해줘 아침마다 배변할 수 있도록 장운동을 촉징시킨다. 순면으로 만든 이 옷은 부피도 크지 않은데다, 옷 안에 착용하고 있어도 전혀 겉으로 표시가 나지 않아 외형에 민감한 여성들에게 적합하다.


일본의 니혼 유니는 칼에 찔려도 끄떡없는 보호용 티셔츠를 개발했다. 보통 면 소재보다 3배 정도 튼튼한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으로 제작한 이 티셔츠는 방탄복에 사용되는 아라미드 섬유와 맞먹을 정도로 강하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기존 의류는 이미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 주도권이 넘어간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역시 각종 기능성 의류 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