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용 심지 BANROLL 내수 석권

다양한 기능 ‘산업자재분야’ 개발 박차

2009-08-14     한국섬유신문

■이갑수 영일밴놀 대표

1940년대. 그저 먹고 사는 것 조차 힘들었던 시절이었다.
그 당시 부산에서 고용효과를 가장 많이 창출하며 소위 잘나가던 업종이 있었으니 바로 ‘신발공장’과 ‘직물회사’였다. 18세 젊은 청년 이갑수씨는 청운의 꿈을 안고 직물회사에 취직을 한다.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이 아니라, 이 일에 내 일생을 걸어보겠다는 다부진 각오로 직물회사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당시의 직물회사는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베를 짰는데 ‘족탁기’와 ‘수족기’가 바로 그 당시의 재직기계다. 특히 수족기는 양손과 양발을 모두 사용해서 베를 짜야했기 때문에 집중력은 물론, 육체적인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이만저만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청년 이갑수씨는 ‘이 일에 내 인생을 건다’는 각오로 힘든 일도 마다않고 열심히 베짜는 일에 매달렸다. 그러던 중 방직회사가 설립되면서 ‘견직기’가 일본에서 수입된다. 당시 이갑수 사장은 부산의 ‘국보직물’에서 공장장으로 방직기술을 배우며, 매달 월급을 쪼개어 통장을 불려가며 미래를 계획해 나갔다. 특히 이갑수 사장의 ‘골덴 베’ 짜는 기술은 업계에서도 알아주는 수준급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다 보니 어느덧 자신의 미래를 실현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


1964년 한푼두푼 모은 돈으로 방직기계 6대를 마련하여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된 이갑수 사

장은 직물회사와 방직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경험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기술력과, 탁월한 경영수완을 발휘하며 사업을 안정궤도에 올려놓는다. 이것이 영일밴놀의 시효다. 창업이후 승승장구하던 영일이 1991년 스리랑카에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그가 쌓아왔던 사업기반을 모두 잃고 말았다. 한푼없는 알거지가 된 그였지만 좌절하지 않고 기업은행에 또박또박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제출했다. 사업계획서 내용인 즉 ‘나는 지금껏 이것밖에 한 것이 없고, 이것밖에 할 줄 모른다. 하지만 정직하게 살아왔다. 앞으로도 정직하게 살아갈 것이고 이 분야에서 내가 해야 할 일도 많다. 그러니 대출을 해 달라’는 아주 당돌한(?) 내용의 사업계획서였다. 기업은행측은 그런 그의 패기와 열정을 받아들이고 선뜻 대출을 승인했다.


뼈아픈 실패를 경험한 이갑수사장은 위기를 호기로 여기고, 오랜 연륜과 거시적 안목으로 사업을 이끌어 가기 시작하며 오늘날까지 영일밴놀을 고속 성장시켜왔다.
의류용 심지와 자동차 내장제를 주력으로 연매출 30억을 올리고 있는 영일밴놀은 부산 강서구 송정동 녹산공단內 1600평 규모의 반자동화 시스템 체제하에 직원 20명을 이끌고 주말도 반납할 정도로 바쁜 업무에 열정적이다. 특히 영일밴놀의 의류심지 BANROLL은 국내 유명 의류사를 비롯한 전국 의류회사에 납품되고 있으며 국내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 또 의류를 빳빳하게 받쳐주기 위한 접착제 마감 기술은 ‘업계 최고’로 정평이 나있다.
“와이셔츠 카라와 허리밴드에 사용되는 의류용 심지와 안감에 접착제를 붙여 힘이 들어가는 섬유로 마감하는 작업은 고도의 기술을 요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 부분이 의류의 완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계 조립과 제작에도 상당한 실력을 겸비한 이갑수 사장은 “점점 슬림해지는 현대의 섬유를 보다 빳빳하고 힘있게 받쳐주는 접착제 마감 기술을 기계화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내가 아닌 그 누구라도 기계설비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독일로부터 비싼 가격에 수입되고 있는 파우더 접착제를 대신할 국내 칩 접착제를 개발 중에 있다”는 이갑수 사장은 바이어스직물 재직기 개발과 함께 올해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라고 밝혔다.


국내 경제사정이 어려워지고, 또 무한경쟁 시대속에서 평범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발빠르게 현황에 대처 해 나가야 한다는 이사장은 “지식은 그저 지식일 뿐, 창조적 인간이 오늘을 살아가야 할 모델이다. 현재 산업기능섬유개발에 일익을 담당할 연구진을 양성 중에 있으며, 이 연구진들은 앞으로 시장전망이 좋은 산업자제 분야를 개척,창조해 나가며 다양한 섬유를 개발해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3년간 녹산염색사업협동조합장으로서 굵직굵직한 성과를 일궈내기도 한 이갑수사장은 “34년간 직물과 염색분야에 몸담아 왔지만 평생을 배워도 모르는 분야가 염색이다. 염색은 예술이고 과학이다. 특히 15년 이상 실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