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예술의 행복한 동거
[기자의 창]김희옥 heeok@ayzau.com
2009-09-03 김희옥
컬렉션 시즌이 되면 많은 패션디자이너들은 어떠한 작가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다. 얼마 전 타계한 입생로랑은 피카소, 몬드리안의 그림을 의상에 접목하기도 했고 베르사체는 클림트의 ‘키스’를 표현한 의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여성의 누드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하는 화가 중 클림트를 꼽는다면 베르사체는 여성의 신체를 가장 아름답게 살려주는 디자이너이니, 이 둘의 결합은 화제가 아닐 수 없었다. 팝아트의 거장 앤디워홀의 마릴린먼로가 새겨진 티셔츠는 세계 패션 리더들의 필수 아이템이 되기도 했다. 패션의 대중성과 예술의 창조성의 결합, 이러한 만남은 예외 없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줬고 성공적인 결과로 증명했다. 이에 최근 들어서는 패션 브랜드들도 인기 아티스트들을 잡으려 노력 중이다.
예술과 패션의 결합은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이단으로 취급받았다. 하지만 패션은 미술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얻고, 예술가들은 대중에게 자신을 알리는 길이 되고 있어 서로간의 가치를 높이는 수단으로 이해되고 있다. ‘배고픈’ 예술과 ‘2% 부족한’ 패션의 행복한 동거가 한 때 트렌드로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 예술의 재발견이며 상호간의 발전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으로 오랫동안 지속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