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언]김 종 원 이사 SG위카스 패션사업본부장

“현실은 인정하되 희망은 잃지 말아야”

2009-10-13     한국섬유신문

생존 키워드는 ‘공생공존’ 환경 탓만 할 시간 없다
‘기획·품질·고객 서비스’ 열배는 강조해야 할 때
‘본사·판매현장’ 결속 강화…백화점 ‘상생경영’ 요구돼

최근 패션기업 리더들의 고민이 깊다.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경제위기가 이미 IMF를 겪어 내성이 생긴 한국시장마저도 매순간 긴장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환율이 널뛰기를 하듯 추측을 불허하며 치솟아 1400원대(9일 현재)에 육박해 있으며 정부와 가계의 부채도 예전 IMF보다 훨씬 늘어나 있는 상태다. 고물가, 고환율, 세계경기 침체 등은 완벽하게 숨 쉴 틈 없이 우리를 옥죄고 있다.
IMF와 현 상황은 현저히 다르며 오히려 주변에선 “그때보다 피부로 느끼는 어려움이 더 크다”고 하소연 할 정도이다.


IMF때는 그나마 세계경제가 불황이었던 것도 아니고 우리정부나 가계의 빚이 많지도 않았다. 기업들의 무리하고 과도한 투자가 불러온 단순히 ‘외환위기’ 였으며 그 충격은 일시적으로 다가와 서서히 해소되었다고 본다. 그렇다면 현 상황은 어떠한가? 우선 세계경기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하루가 다르게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복병이 드러나고 혼란 그 자체다.


거기다 상반기에는 고유가로, 현재는 고환율, 고물가, 해외의 부동산 급락등 ‘퍼펙트 스톰’이라고 불리 울 정도로 사방에 어려움이 난재해 있다. 이 가운데 한국 역시 가계부채가 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데다 대출이자까지 상승해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아버렸다.
한 마디로 말해 ‘소비여력’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출 주도형의 몇몇 대기업이 나선다고 경제를 살릴 수는 없다고 본다. 혹자는 한국시장은 아직 건재하다고 말하고 있으며 IMF를 견딘 내성이 있으니 걱정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패션본부장으로서 시장에서 부딪히며 체감하는 온도는 너무나 냉랭하기 그지없다. 한마디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우선 그동안 해외 생산라인을 통해 소싱을 해 온 많은 패션기업들은 고환율에 따른 생산원가 상승에다 내수경기 침체로 이래저래 이중고에 빠져있다. 지난 연말의 환율에 비교해 보면 현재까지 40%이상 생산비가 올랐다고 보면 될 것이다. 국내생산을 하고 싶지만 이미 기반이 없는 상태임은 말할 것도 없다. 아울러 명품을 하는 수입업체들은 상반기 반짝 경기를 누렸지만 고환율에다 최근에는 이들 소비층마저 씀씀이를 줄이는 형국이어서 함께 어려움을 겪어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는 이 같은 어려운 상황을 ‘간파’하고 ‘인정’하는 단계에서 ‘생존’의 키워드를 찾아야 한다. 단순히 긍정적 마인드만 갖고 밀어붙인다고 되는 상황도 아니고 그렇다고 주변 환경 탓만 하고 있어서도 안된다. 이러한 상황이 기업의 오너나 본부장을 맏고 있는 리더들의 큰 고민을 낳고 있다. 무조건 환경을 이해하고 구성원들의 푸념을 받아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대책없이 경기가 좋아지기를 바라면서 채찍질을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번 추동을 잘 넘기지 못하면 내년에는 패션브랜드들의 30%는 주저앉을 것이란 우려섞인 분석을 하고 있다. ‘살아남기’즉 ‘생존경쟁’을 해야 할 시점이라는 심각한 경고로 들린다.


우선 SG위카스는 이같은 현황을 그대로 받아들여 5월경 올해 목표를 수정했다. 지난해 유통채널 다각화를 실현하면서 외형성장을 한 것을 기반으로 올해 목표를 설정한 것이 현상황에서 무리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더불어 물량도 줄였다. 구성원들은 최대한 함께 이 단계를 이겨내야하기 때문에 인력을 제외한 모든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고 있다. 내년 S/S에도 비효율 요소는 줄여갈 방침이다. 그러나 ‘품질력 향상’과 ‘고객 최우선 주의’는 한차원 더 강화할 생각이다.


고객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는 이 때, 단 한가지 아이템을 구입하더라고 가격대비 품질만족도를 확실하게 느끼게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매장현장에서 매니저들에게는 고객접객에 있어 열배의 노력을 부탁했다. 기존에 한번만 대화로 응대했다면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 열 번이라도 친절한 답변과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품평회를 통해 당부한바 있다.


경기탓, 본사의 제품력탓, 매장판매원의 자질탓 등 서로가 서로를 탓하며 책임을 돌린다면 어려움은 해소될 수 없을 것이다. 원론적인 말 같지만 이번 시즌에는 “책임지고 죽기살기로 매진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가장의 입장에서 아무리 자신이 어려워도 가족을 책임져야 할 의무를 저버릴 수 없듯이 본부장은 조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