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유통의 新성장동력 ‘복합쇼핑몰’

새로운 소비문화 형성…유통 키워드 ‘급부상’

2009-11-04     김혁준

국내에서도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복합쇼핑몰이 미래유통의 新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유통산업의 경우 과거에는 백화점 및 할인점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한 것에 비해 현재는 기업화 유통 및 과점화와 함께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했고, 동시에 새로운 소비문화가 형성됐다. 이 같은 소비문화의 변화는 자연스레 유통업태의 변화를 초래하고, 기능 세분화와 유통산업 시설의 복합화로 개별 전문 업태인 백화점·할인점·전문점 등 단일 장르간의 경쟁은 격화되는 가운데 백화점·할인점·전문점·엔터테인먼트 등이 한 곳에 집합된 복합쇼핑몰이 새로운 유통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복합쇼핑몰은 쇼핑부터 영화와 오락까지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뉴 트렌드 쇼핑몰로 신·구 업태를 망라하는 포괄적 개념의 업태. 다양한 업태들이 한 곳에 집적되면서 가격과 상품구색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경쟁우위 요소를 보유하고 있다.


건대입구 스타시티·해운대 쇼핑몰·일산 킨텍스몰·코엑스몰·센트럴시티·현대아이파크몰·왕십리 엔터식스를 비롯 내년 8월 그랜드 오픈 예정인 영등포 타임스퀘어·2010년 들어서는 송도 쇼핑몰 등 대형 복합쇼핑몰이 잇따라 개점, 국내 패션 상권 내 큰 변화를 예견하고 있다. 연면적은 적게는 1만㎡ 부터 10만㎡ 이상 규모로 조성됨은 물론 대형 마트나 영화관 등 다양한 컨텐츠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원스톱 쇼핑 방식으로 충족시킬 수 있어 복합쇼핑몰 속 업체들은 상생과 협업구도로 점차 그 파이를 키워가고 있다. 이들은 저가·다품목의 할인점과 고가의 백화점 및 전문점을 동시 입점 시킬 수 있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특히 최근 인터넷 쇼핑몰과 아울렛 등지로의 젊은 고객층 이탈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서, 고객 니즈를 신속히 파악해 편안하고 쾌적한 쇼핑 환경과 다양한 품목 제공을 무기로 변화를 시도하는 패션몰들이 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복합쇼핑몰의 경우 식당이나 극장 등 테넌트 시설과 패션전문점 등이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지만, 이 같은 추세로 나갈 경우 공급과잉 사태가 심화될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입점주들은 주변 점포를 압도할 수 있는 브랜드를 선택해야하며, 효율이 높은 브랜드를 선택함은 물론 지나치게 높은 마진 및 권리금 등 불필요한 거품비용을 함께 줄여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양한 문화컨텐츠 집결
체계적·전문적 뒷받침 ‘절실’

현재 국내 패션관련 몰들은 각자 차별화 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소비자들에게 쇼핑·레저·문화의 기능을 제공하고, 규모면에서도 타 점포를 압도할 수 있는 대단위 복합쇼핑몰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도시와사람(대표 유성규)이 3년 동안 8000억 투자, 지난 6월 오픈한 국내 최초 복합단지 더시티세븐은 ‘DKNY·미샤·타임’등 70여 패션 브랜드와 CGV 및 세가 등 엔터테인먼트업체를 비롯 세븐스프링스·미스터피자·스타벅스·KFC 등 푸드 업체, 한국도자기, 롯데마트와 훼미리마트·반디앤루니스 서점·프랑크프로보 등 총 150여 개 유명 브랜드가 3개의 콘형으로 연결된 3개동의 쇼핑몰에 구성돼 있다. 연면적 10,2479.8m²(구 3만1000평)에 5층 규모로 걷고 즐기며 명품을 만난다는 컨셉을 지향, 기존 백화점식 진열 공간이 아닌 자연스런 동선을 따라 이어지는 휴식공간과 함께 각종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며 쇼핑할 수 있는 프리미엄 복합문화 공간으로 설계됐다.


대지면적 6만1470㎡(구 18,600평), 연면적 37만3000㎡(구 113,000평)의 규모를 자랑하는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크게 백화점·호텔·오피스(2개)·멀티플렉스로 구성되며 이들 5개 동을 연결하는 지상 4층 규모의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게 된다. 백화점 부문은 신세계가 위탁 운영하고, 호텔은 메리어트호텔이 입점한다. 대형마트에는 이마트, 서점은 교보문고가 각각 장기 임대계약을 체결했고, 고객들의 자유로운 몰링(Malling)이 가능하게끔 조성된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경우 CJ와 20년 장기 계약을 맺었다.


2010년 오픈하는 송도 복합쇼핑몰의 경우 인천 송도 국제 업무단지에 150여개의 명품브랜드와 아이스링크를 비롯 1200석의 푸드코트·멀티플렉스 영화관·백화점 등 편의시설을 갖춘 프리미업급 명품 쇼핑몰로 세워진다. 지하 3층~지상 2층으로 연면적이 12만5000㎡(구 37,800평)에 달하고,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해운대 아이파크를 설계한 미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대니얼 리베스킨트가 설계를 맡아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이 같은 대규모 신생 복합쇼핑몰들이 들
어섬에 따라 규모가 영세한 국내 브랜드들의 어려움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이들 신생 쇼핑몰들은 인지도 높은 해외 명품은 물론 ‘자라·갭·파파야’ 등 대중적 집객력이 높은 글로벌 브랜드들을 적극 유치, 글로벌 브랜드들에겐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진 반면 인근 상권에 이미 유통을 전개 중인 브랜드들은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복합쇼핑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잖게 나오고 있다. 이미 문화적으로 성숙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다양한 컨텐츠가 함께 구성돼야 한다는 것. 단순히 외형과 매장 인테리어에만 투자할 것이 아닌 다양한 문화적 컨텐츠의 체계적이고 전문적 개발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진정한 안착 위한 질적 성장 가속화돼야

실제 전국의 수많은 패션몰과 아울렛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및 상설타운 등과 경쟁하면서 유통 채널의 한 축을 이루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지만,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는 비효율 영업에 버거워하고 있다.
최근 수도권 내에서 폐점한 패션 쇼핑몰의 경우 10여 개에 달하고 전국적으로 20개 이상이 영업을 중단했다.
규모만 크게 짓고 브랜드 유치에 어려움을 겪거나, 특히 운영 점주를 모집하지 못해 시작도 못하고 문을 닫는 경우가 비일비재 한 것이다. 분양 혹은 오픈만 해놓고 방치하는 시행사들로 업계 일각에서는 패션몰에 대한 불신의 벽이 높아진 것 또한 사실이다.
이 같은 불신을 없애고, 국내 유통의 新주류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될 사항이 있다. 먼저 지역 상권과 트렌드에 맞춰 국내외 대형 테넌트를 유치할 수 있는 유통 전문 관리사 확보와 함께 패밀리 고객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설 및 문화 컨텐츠를 확보, 점주들과 이익을 공유하며 상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단기적으로 패션 브랜드들은 단순한 매장오픈이라는 마인드를 버리고 제대로 된 매장에 입점해 질 좋고 다양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안함은 물론 소비자 니즈를 100% 충족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복합쇼핑몰은 유통의 관점에서 기획되고 전문적인 경영이 뒷받침 돼야만 국내 유통 변화의 흐름에 동참할 수 있으며, 새로운 유통 업태로서 산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최근까지 단기 개발 이익을 위한 양적 팽창이 주된 목적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진정한 대한민국 패션 유통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질적 성장이 가속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