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언 봉제 살리기 디자인 카페 최익현이사
남산에서 달빛 어린 시장을 내려다 보면서
어스름히 공해 낀 불 꺼진 시장이여
네 모습이 정말로 처량해 보이누나
지난 날의 휘황 찬 불빛들 어디 갔나
오늘 저녁 어두운 네 모습 처량하다
지금이야 불 꺼진 상가들 되었지만
지난 날은 얼마나 호황을 누렸던가
바쁜 주문 돈 들고 상가로 몰려왔고
무거운 짐 양손에 어깨로 들려 맸네
공장마다 바빠서 손 쉴틈 어디있나
거리마다 용달로 택시로 만원이고
점포마다 밀려 든 일거리 산적했네
이제와서 그 호황 그 불빛 어디갔나
높이 솟은 물가들 사람들 쫓아내고
끝 모르는 물건 값 촛불은 옮겨가고
부동산의 망령에 서민들 한숨지고
텅빈공장 빈차들 그 호황 바랍니다.
가격낮은 중국산 고가의 구라파제
재래시장 백화점 국산품 갈데없고
서민들의 밥그릇 중국서 생산하니
양극화의 끝에선 서민은 서러워라
공장들은 모두다 일거리 달라하고
사람들도 하나둘 공장을 떠나가네
엉클어진 매듭을 어디서 풀려하나
요한복음 가나의 혼례식 읽어보세
손님으로 예수님 혼례식 참석했고
다 떨어진 포도주 마리아 당황했네
고하건데 예수님 포도주 주사이다
물항아리 변하여 포도주 되었다네
갈곳없는 봉제업 포도주 바랍니다
고하건네 예수님 포도주 주옵소서
교만하여 옮겨진 촛대를 또 주소서
땀흘리는 그 모습 만세에 물려주세
멈춰섰던 공장들 다시금 소리내세
갈 곳없는 기술자 기능인 다모이세
대한민국 봉제업 또 한번 힘내보세
낮은데로 임하신 예수님 할렐루야
대한민국은 섬유산업으로 일어 선 나라다.
섬유수출로 국력을 키운 대한민국이 최근에 이르러서는 섬유를 주역이 아닌 퇴역군인 취급하고 있다. 최근 해외생산 환경이 불안정 한 가운데 이젠 국내조차도 봉제의 자급자족이 요원한 실정이다. 본지 편집국으로 찾아 온 한 섬유인(최익현씨)은 한국섬유신문의 제언 란을 빌어 자신의 심경을 토로한 글을 게재 해 줄 것을 조심스럽게 요청해 왔다.
섬유, 봉제가 활황 일 때 열심히 일한 역군이었지만 최근에는 타 부문에서 일해 온 지인들이 훨씬 경제적으로 부를 축적한 것 같다고 탄식하기도 했다. 최익현씨는 섬유, 봉제, 패션에 종사해 온 많은 산업역군들이 당당하게 과거를 회상할 수 있도록 제 2의 도약을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의정부를 비롯 서울근교의 소 봉제공장들을 대변하기 위해 ‘봉제살리기 디자인 카페’를 열고 국내 오더를 수용하는 등 작은 움직임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글은 남산에 올라 과거 ‘살아있는 삶의 현장’으로 불빛이 찬란하던 재래시장의 모습과 주변 공장들이 사라졌음을 한탄하며 쓴 것이라 밝혔다.
최근 신앙을 가지면서 섬유산업의 재기와 발전을 하느님께 기도하고 있다.
정리=이영희 기자yhlee@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