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스판덱스 ‘크레오라’ 글로벌 톱 가시화

2010-01-19     전상열 기자

세계경기 침체가 호재 작용
라이크라 위축세 확대 불러
인지도 바짝 추격 ‘탈환 기회’
‘시장문 열렸다’ 공격 앞으로

‘크레오라’가 ‘라이크라’의 벽을 넘는다. 글로벌 스판덱스 브랜드간 1·2위 순위 역전현상이 올해 벌어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된다.
효성이 글로벌 브랜드 ‘크레오라’를 올해 글로벌 톱으로 키운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전형적인 공격 전략의 실천에 나선다. 단초는 인비스타가 제공했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금융위기 직격탄에 휩쓸린 인비스타가 새해들자마자 버지니아주 웨언스브로 나일론 공장 가동중단에 이어 모기업인 코크 인더스트리즈가 델리웨이 공장의 강제휴업과 캐나다 킹스톤 공장 폐쇄 추진과 맞물렸다. 크레오라의 강력한 적수였던 라이크라의 위축세가 속도를 높인 셈이다.
그렇지만 효성 역시 크레오라의 1등전략 강공 드라이브를 언제쯤 펼칠런지는 불투명하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글로벌 시장을 강타하면서 제품이 팔리지 않는 상황을 맞아 무리한 투자전략은 금기사항이 된 탓이다.


우선 상반기를 최악상황으로 보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대신 하반기 글로벌 경기동향을 유심히 체크하면서 크레오라 글로벌 톱을 겨냥한 공격경영이 불을 뿜을 수도 있다.
현재 효성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라이크라의 턱밑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미 의류용에서는 바이어들이 크레오라와 라이크라중 크레오라 선택을 주저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류 바이어 대부분이 품질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대신 가격 경쟁력에서 크레오라가 라이크라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서슴치 않는다.
이는 크레오라가 양의 측면에서 라이크라를 앞서나가는 결정적인 단초가 된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살려나가느냐에 달렸다. 결국 세계경제 회복이 변수로 떠올랐다.
효성 크레오라 글로벌 톱 전략의 관전 키워드는 산업용 수요 잠식여부다. 효성은 올해부터 라이크라가 절대 쉐어를 장악하고 있는 기저귀 등 고부가가치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체제로 돌입한다. 의류용에서 갈고닦은 생산기술을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크레오라의 품질경쟁력이 라이크라의 시장을 두드릴 수 있는 수준에 오른데다 가격경쟁력은 더 큰 메리트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미 특수 사종의 크레오라가 스타킹 등 이너웨어 부문의 글로벌 브랜드가 선택하고 있는만큼 ‘시장문은 열렸다’는 자신감도 한몫을 거드는 상황이다.


효성은 ‘크레오라’가 올해 스판덱스 글로벌 톱으로 올라서는 분수령으로 삼았다. 비록 세계 경기 침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지만 경쟁 브랜드 역시 이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는 점은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것을 크레오라의 방향타가 된다고 가정했을 경우 효성 스판덱스 사업에 있어 올 한해는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이같은 측면에서 크레오라의 글로벌 톱 전략은 이미 시작됐다고도 할 수 있다. 국내외 7개 공장에서 뿜어내는 크레오라의 생산열기가 판매의 에너지로 시프트될 경우 크레오라의 글로벌 톱은 ‘따놓은 당상격’이 될수도 있다.


그리고 크레오라 글로벌 톱은 효성만의 잔치가 아니다. 한국 섬유산업의 위상제고라는 대명제 실현에 한발 성큼 다가설 수 있다. 또 크레오라를 사용한 각종 의류 제품의 단가상승에 이어 부가가치 창출로 연계되는 그야말로 섬유산업이 고부가가치 창출산업으로 거듭나는 기폭제가 된다.
크레오라의 글로벌 톱 전략은 한국 섬유산업의 위상제고와 고부가가치 창출이라는 명제와 맞물려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