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기업도 믿을 수 없다”

자금력있어도 손실 예상되면 브랜드 접어

2010-02-11     이영희 기자

‘본사-대리점’ 상생 옛말 ‘신뢰회복’ 시급

“누가 위기를 기회라고 했습니까?”
최근 불황속에서 공격영업을 하면서 대리점 확보에 나선 한 중견 여성복업체 대표는 예상과는 다른 결과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브랜드들의 전개중단에 따라 문을 닫아야 하는 대리점들이 늘어나자 이를 공략해 매장을 확대하려던 당초 전략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대리점들은 그동안 브랜드 선정에 있어 ‘기업의 자금력과 신뢰도’‘브랜드 인지도’ ‘상품력’등을 우선시했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기준도 흐려지고 있다. 대리점주들은 “자금력이 있는 큰 기업들도 상황에 따라 브랜드를 접는 판국에 아무리 신뢰도를 갖춘 업체들도 믿을 수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생계형 매장을 운영하는 대리점주들은 브랜드들의 철수로 인해 인테리어 비용조차 만회하지 못한채 간판을 교체해야 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선뜻 중견사들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그 만큼 예전과는 달리 ‘공생공존’이란 본사와 점과의 무언의 약속이 전혀 효력과 신뢰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철수 브랜드들의 대리점 중 일부 상위 매출 점을 제외하고 구제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당초 외형을 맞추기 위해 신규 사업부들이 입지가 좋지 않은 곳임에도 매장을 개설한 것도 원인. 이들 대부분은 월평균 3천만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요소들이 본사는 물론 대리점주들의 내실부진을 부채질 해왔다고 볼 수 있다.
관련업계는 이러한 가운데서도 과열경쟁으로 통마진 보장과 인테리어지원 등이 만연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 기업이 대리점과 진정한 동반자적 관계로 ‘신뢰회복’을 해야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임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