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인물] 보유 주식 직원들에게 나눠준 김관두 님프만 회장
2010-02-16 김임순 기자
“회사와 직원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
김관두 님프만 회장이 창립 44주년을 기해 주식 모두를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님프만은 지난 1965년 창립되어 한국 섬유산업의 또 다른 굴곡을 담당해 오면서 근대 침구 산업 발달에 기여해온 이 시대 대표적인 침구수예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님프만은 지난 13일 경기도 남양주시 본사인근 도심 뷔페에서 창립 44주년 기념식과 ‘침구백과’출판기념회, 창업주 김 관두 회장의 소유주식 무상 증여식을 개최, 화제를 모았다.
김 관두회장은 “배가 있어야 강을 건널 수 있다”고 전제, “하지만 배가 땅에 닿으면 그 배는 또 다른 사람의 몫이 되어야 된다”면서 “배를 지켜왔던 분들에게 넘겨줘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밝히며 “그분은 바로 회사 직원들”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그동안 갖고 있던 님프만 주식 5만8000주 모두를 10명의 직원과 님프만 제품을 판매해준 님프만 대리점 10명에게 나눠주었다. 지난해 말 김 회장은 남양주 공장을 방문했다가 서 문환 대표에게 “‘강과 배’ 얘기를 꺼내며 70평생 살아오면서 회사와 직원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면서 “내가 갖고 있는 모든 주식을 직원 등에게 나눠줄 수 있는 방안을 창립 44주년 기념식전까지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던 것. 서 대표는 “김 회장님이 직원들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감격스러웠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김 회장이 직원 등에게 나눠준 님프만 1주의 가치는 2만2000원 정도. 12억7600만여 원에 달한다. 직원 1인당 나눠 가진 주식은 10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그는 님프만 주식이 상장돼 있지 않아 곧바로 현금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서 대표에게 현금이 당장 필요한 직원에게는 분배받은 주식을 회사나 서 대표가 되사줘 현금화 해주라고 당부했다.
김 관두 님프만 회장(사진)이 이번에 주식을 사원들에게 모두 나눠주는 결정을 내린 데는 가족의 힘도 컸다. 지난해 말 아내 이계자 씨도 크게 반겼으며 큰딸 김도경 씨도 잘 이해해주었다며 고마울 따름이란다.
또 김회장의 주식증여는 회사가 큰 위기를 두 번 이겨내면서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느낀 것도 이를 결심하게 된 또 다른 이유다.
김 회장은 1차 석유파동이 터지자 원료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매일 남양주 공장에 나가 멈춰선 공장 기계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1차 석유파동을 겪어 월급도 제대로 못 주게 됐지만 직원들은 저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위기는 기회라고 우리 모두가 힘을 합하면 위기를 꼭 넘길 수 있다며 용기를 주었음을 잊지 않았다.
외환위기 때는 회사 사정이 더 심각했다. 95년부터 신제품 개발 등을 위해 충원, 공장 증설 등 수십억 원에 달하는 거금을 투자했지만 이듬해부터 신제품 주문이 뚝 끊겼다.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 김 회장은 돈 되는 것을 모조리 팔았다. 그래도 직원만큼은 내보내지 않았다.
큰 위기를 두 번 겪은 뒤 김 회장에게 직원들은 이미 친동생, 친자식이 돼 버렸다. “어려울 때 함께했던 직원들에게 한없이 고마워요. 그들에게 내가 베풀 수 있는 것은 사랑밖에 없죠.”
님프만은 65년 2월 범아사로 출발 44년 침구산업 외길을 걸어온 침구 전문업체다. 물질만능인 이 시대, 김 회장의 행보가 사회에 또 다른 귀감이 되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