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 회복세’ 전망

2010-02-23     이충희

2월 기온상승 ‘봄·여름 상품’ 전진 배치
불황극복 키워드 ‘브랜드·재미·공급망관리·타겟팅’


국내경기가 하반기에는 소폭 회복될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2009년 세계경제 및 국내경제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경기급락 추세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지만 하반기에는 전기 대비 성장률이 0.8%로 소폭이나 이를 기점으로 매우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거시적 환경 속에서 대형유통업체 1월 매출을 살펴본 결과 두 자리 수로 신장세를 기록하는 등 다소 회복세를 타는 분위기다. 전년 동월보다 높은 기온이 2월 하순에 예상되고 있어 겨울상품 소진에 집중하기보다 봄·여름상품에 매진해 상승모드를 이어가야 할 것이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는 일본의 10년에 걸친 불황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는 기업들을 벤치마킹해 얼어붙은 소비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을 것을 강조했다.
자료 : 지경부·대한상의·삼성경제연구소

1월 ‘百·마트’ 매출 증가
지경부, 유통업체 매출 분석

유통업체 1월 매출은 전년동월 대비 설대목 특수로 인해 백화점·대형마트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지식경제부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1월 매출이 전년동월 대비 10.4% 증가했으며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도 16.8%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러한 큰 폭의 매출 신장을 보인 것은 전년 2월6일부터 8일이였던 설연휴기간이 금년에는 1월24일부터 27일로 1월에 포함된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백화점은 설 영향을 받은 식품(26.1%)과 명품(24.7%)이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전체 매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이와 함께 잡화(21.9%), 아동스포츠(11.8%)부문의 매출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0일이였던 평균세일 기간이 올해는 17일로 7일 더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늘어난 세일기간에 집중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정장(-10.0%), 가정용품(-9.8%) 등은 판매가 크게 하락했다.
이 같은 대형가전·가구·여성정장 등의 고가상품의 부진은 소비심리 위축 및 이사 수요의 감소 등 원인이 지속돼 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는 식품(24.8%), 잡화(17.6%), 가정생활(16.9%), 의류(10.9%) 부문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소비자 구매패턴을 살펴보면 구매건수는 백화점이 지난해 1월보다 9.5% 늘어났고, 대형 마트는 4.8%로 나타났다. 구매단가는 대형 마트가 11.4% 늘어났지만 백화점은 0.8%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1건당 구매단가는 백화점이 7만6412원으로 대형 마트 5만114원에 비해 52.5% 높게 나타났다.

2월 평균기온 전년보다 높을듯

기상청 ‘요소별 상세 날씨’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 2월 평균기온이 2007년도 4.0℃에 비해 2008년도에는 -1.2℃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지경부는 2008년 2월 백화점의 전년 동월대비 5.5% 매출이 증가한 원인을 겨울 의류상품의 매출신장이 전체 증감에 영향을 주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올 2월 평균기온은 2.9℃(19일까지 집계 - 자료 기상청)로 2008년 2월 서울지역 평균(-1.2℃)보다 높게 집계되고 있는 상황이라 막바지 겨울 의류 상품 판매가 부진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기상청에서는 앞으로 두 차례의 반짝 추위만 있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올해 2월 서울지역 평균 기온은 지난해 동월보다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망과 브랜사들은 겨울 의류상품을 효율적으로 판매하고 봄·여름상품을 전진 배치해 기온상승에 따른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잡아야 할 것으로 보여 진다.

성공기업 벤치 마킹

일본의 10년 불황에서도 10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는 소매기업의 비결은 ‘브랜드’ ‘재미’ ‘공급망관리’ ‘타겟팅’에 집중한 결과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9일 ‘일본 소매업의 혁신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골자로 한 일본소매기업을 벤치마킹해 얼어붙은 국내소비시장에 훈풍을 불어 넣어야 한다고 밝혔다.

4개 키워드 기업

▲브랜드(Brand)
패스트리테일링


‘유니클로’ 브랜드를 만드는 패스트리테일링 회사는 대대적인 상품 및 기업이미지 광고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브랜드 파워를 만들어 냈다.
‘유니클로’는 캐주얼 베이직이라는 컨셉을 구축해 775%의 성장을 일구어 냈다. 이를 통해 1993~2003년 매출액 12배, 경상이익 20배, 점포수 14배라는 성과를 이룩할 수 있었다.

▲재미(Entertainment)
마츠모토기요시

젊은 여성을 위한 엔터테인먼트형 드럭스토어로 유명한 마츠모토기요시는 10년간 111%의 매출증가세를 나타냈다.
초기 마케팅을 일환으로 ‘영수증에 짝사랑하는 남자 이름을 적은 후 점장이 그것을 찢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라는 소문이 여고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한편 10~20대 젊은 여성을 위해 또래의 종업원과 점장을 고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상담실 같은 매장 분위기를 만들어 즐거운 쇼핑공간을 연출해 ‘재미’라는 키워드를 완성했다. 마츠모토기요시는 화장품과 약품 등 생활용품을 주로 취급한다.

▲공급망 관리(SCM : Supply Chain Management)
니토리


뛰어난 공급망 관리로 10년간 438% 성장한 가구 체인기업 니토리는 해외로부터 상품을 조달하는 공급망 네트워크를 구축해 기획, 제조, 물류, 판매를 일괄 관리하는 제조 소매업형 비즈니스 모델을 정착시켰다.
니토리는 재고비축 기능을 중국으로 이전, 경비를 축소해 세계 270개 회사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 등 직수입을 통해 기존 이익 40%를 55%까지 끌어 올렸다.

▲타겟팅(Targeting)
아스쿠루


법인을 목표로 삼아 오피스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아스쿠루는 기존 유통채널이 경시해 왔던 법인고객을 타겟으로 설정해 10년 동안 무려 1562% 성장을 거두었다
중소규모의 법인에서 문구상품 구매를 위해 직원이 문구점에 직접 방문하는 점을 간파했다. 이를 간편하게 해결하기 위한 ‘일괄구매쇼핑’ 서비스를 시도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아스쿠루는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저녁까지 도착하는 신속성으로 타사제품을 포함한 오피스 상품을 공급한다.
대한상의 한 관계자는 “차별화 된 핵심 역량만이 불황에 살아남는 성공 DNA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