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언■ 에스티오 유통개발팀 이상황 부장
“해보지 않고는 유통에는 정답이 없다!”
2010-03-16 한국섬유신문
명동, 동성로, 광복동, 은행동, 충장로, 원주, 청주, 진주, 전주, 구미, 포항, 군산, 익산, 이천, 춘천 등 전국 15개 핵심 상권 역시 매장주의 영업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중국 등 외국 관광객과 글로벌 브랜드 진출이 집중되고 있는 명동과 동성로 등은 브랜드 간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새롭게 제안하는 유통 파워의 영향을 피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SPA브랜드가 입점한 지역의 근접 건물에 대한 국내 브랜드들의 공동개발 등을 제안하고 싶다. 혼자서는 먹기 어려운 파이를 적절한 가두 유통 중심의 브랜드(백화점 유통의존도 30%미만)들이 경쟁이 아니라 경쟁 브랜드라도 서로 윈윈 할 수 있다면 브랜드 편집매장도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규모의 경제라는 말처럼 연인이나 가족이 의류구매 목적이외의 다른 목적(외식·문화생활 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가두 상권이라면 시도해 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가두 유통도 원 브랜드 원샵 개념은 탈피해야 될 시기가 된 것 같다. ‘과연 될까?’라는 의구심보다는 ‘해보지 않고는 유통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이 사견이다.
최근 나들목 상권과 틈새상권이 발달하면서 주요 상권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기존의 나들목 상권에서 매출이 검증된 상권은 브랜드의 밀집도가 증가할 것이고 기존매장에서 건물주나 영업력 있는 매장주에 의한 재편성이나 신규 점포 개발이 중요해 질 것이다.
틈새상권 역시 대형 유통시설(백화점, 할인점 등)이 인접해 있는 먹자골목이나 오피스 빌딩 밀집지역, 신규 역세권(9호선 등)과 지하철 역사 내 매장 등 각 브랜드의 타겟에 맞는 틈새시장의 개발은 새로운 수요의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 브랜드들의 특성상 골프와 아웃도어를 제외하곤 카테고리킬러 상권은 아직 검증을 더 거쳐 1~2년은 지나봐야 할 것 같다.
그럼 앞으로 브랜드들은 유통전략을 어떻게 짜야하나? 기존의 가두 유통 중심의 브랜드들은 백지 상태에서 출발해야 된다고 본다. 이전까지의 성공적인 유통 입점 전략은 계속 추진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글로벌 SPA브랜드가 들어오면 오히려 고객의 집중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많으므로 똑같은 매장의 구성이 아니라 매장 이름만 빼고는 제품구성, VMD 등을 그 샵에 맞게 바꿔주는 것과 큰 매장에 인샵으로 들어가는 것도 시도해 볼 만하다. 피할 것이 아니라 강점을 찾아서 유통 입점을 노려야 한다는 것이다.
점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고객은 고객카드에 등록된 사람, SMS 발송 명단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집 앞에 매장이 있지만 나를 알아주는 매장을 찾아온다’는 말을 할 사람이 진정한 고객이다. 이런 고객을 만들어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고객의 동선 안에 매장이 있으면 편하게 장사를 했지만 지금은 고객에게 주어진 판단의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에 다른 경쟁 브랜드와의 싸움이 아니라 고객의 다른 구매 대상 즉 핸드폰, MP3, 액세서리, 영화, 외식, 여행 등과의 싸움이라는 인식이 먼저 되어야 한다. 충성도 있는 핵심고객에게는 지속적인 감동으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판매가 단순히 제품을 고객의 돈과 바꾸는 행위가 아니라 고객의 근본적인 필요를 인식해서 만족을 시켜주고 피드백을 하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게 나의 ‘개똥철학’이다.
향후 로드샵의 발전 방향은 무엇일까?
정답은 없지만 같은 상권의 로드샵 점주들은 경쟁자가 아니라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으로 업종의 구별 없이 일명 ‘섹터(SECTOR) 마케팅’을 시도해서 대형 유통시설의 마일리지제, 할인제 등에 맞서는 페이버(FAVOR)를 고객에게 주는 시도를 해야 할 때다.
향후 로드샵의 발전방향은 정답은 없지만 건물주들의 노력과 임대 매장주들의 복잡 미묘한 관계가 숙제라고 본다. 우리의 가두 유통 환경에서 건물주보다 임차 매장주가 많은 상황에서는 임차 매장주들의 동향이 중요하다. 과도한 권리금에 의한 영업 압박 등은 해결되지 않는 과제다.
20년 동안 임대료가 50%도 안 오른 매장과 10배 이상 오른 매장은 같은 매출이 나온다고 해서 비용구조의 출발이 다른 이상, 브랜드들도 이런 좋은 조건의 임차 매장주나 건물주를 만나는 것이 브랜드의 행운이다. 마치 복불복게임처럼 어떤 매장을 초기 런칭 때부터 확보하고 브랜드가 안정화 될 때까지(보통 2년 정도) 빨리 유통망을 확보하는냐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운명이요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 로드샵 운영에서 최근에 어려운 문제점중의 하나인 판매원의 수급문제도 중요한 과제중의 하나다.
이런 여러 가지 난제들을 풀기 위해선 가두 유통에서 성공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서로 성공노하우(브랜드 핵심 기밀 등 제외)를 공유하고 성공적인 매장운영의 노하우를 가진 매장주들이 지역적으로 미팅을 갖는 시도도 해 볼만 할 것이다.(물론 <한국섬유신문사>가 로드샵 점주들의 훌륭한 커뮤니티인 전국 패션 대리점 연합회 [패로메]를 운영하는 것을 잘 안다)
로드샵은 ①건물주가 100% 영업을 하던지 ②가두상권에 권리금이 없어지던지(보증금의 30%미만 정도까지는 그래도 가능) ③가두유통 펀드를 만들어 수수료로 매장을 리스해주는 것 등이 대형 유통시설을 이길 힘이라고 생각한다.
또 로드샵의 성공요인은 매장, 매장주(판매원), 브랜드 변수의 함수라고 생각한다.
100% 직영점 운영을 할 수 있는 브랜드들이 아닌 이상 가두유통 중심의 브랜드들은 서로간의 경쟁 인식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의사소통의 장을 만들고 서로 협조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유통인들의 모임을 정례화(공식적인 기구)해서 정보교류와 파워를 갖는 모임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