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잡화’만 매출 급신장
의류부문 ‘百·마트’ 감소세…직격탄 맞아
글로벌 유통 비결 흡수·중소브랜드 경쟁력 강화 절실
지식경제부의 ‘2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백화점 의류부문은 3.3% 신장세를 보였으나 대형마트는 20.5% 하락 등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백화점 의류부분의 소폭 신장세 대부분은 명품상품군이 주도했기 때문에 브랜드社 입장에서는 사실상 하락세로 봐야한다. 명품은 환율급등으로 인해 외국인 구매가 증가하는 등 호재로 전체 매출액 대비 점유율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하락과 소폭증감을 반복하는 상황 속에서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나타내고 있어 불황타개 방법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월마트, 까르푸, 메트로 등 기업의 성공비결로 자국를 벗어나 해외시장을 공격적으로 개발하고 저가격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 등을 꼽았다.
한편 유통업체들의 허리띠 졸라매기 경영으로 인해 중소기업 브랜드社들도 적극적으로 관리전략에 나서야 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우수 중소기업’ 업체를 분석해 주어진 조건을 적절하게 활용해 ‘중소기업 디스카운트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자료 : 지경부·대한상의·삼성경제연구소
외국인 소비 늘어
주요유통업체 2월 매출은 전년동월 대비 설연휴 효과 소멸로 인해 백화점·대형마트 모두 감소세를 보였으나 내부적으로 명품을 비롯한 잡화류 매출은 증가를 보였다.
지식경제부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2월 매출이 전년동월 대비 0.3% 소폭 감소했으며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도 20.3% 대폭 하락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백화점은 부진매출인 식품군을 제외하면 3.3%(비식품부문) 신장세를 보였다. 신장세를 이끈 주역은 명품(47.7%) 잡화(5.5%) 여성캐주얼(3.3%)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남성의류(△17.5%) 여성정장(△5.8%)으로 전년동월 대비 감소를 보였다.
명품 상품군의 매출 신장세는 환율급등으로 인한 외국인 구매고객의 증가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전체 매출액 대비 점유율도 07년 2월 6.0%에서 08년 2월 7.0%, 09년 2월 10.5%로 꾸준히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체적으로 식품부문 및 고가의류 매출은 다소 부진하지만 화장품·가방 중심의 잡화류 매출은 증가를 보였다.
대형마트는 잡화(24.3%) 식품(23.2%) 가전문화(20.7%) 의류(20.5%) 가정생활(17.6%) 등 전 부문에서 전년동월 매출 감소를 보였다. 이러한 감소를 기록한 원인은 08년 2월 이였던 설연휴가 09년에는 1월에 포진해 명절세트상품 등 매출기회가 소멸했고 경기침체영향으로 식품부문을 필두로 감소폭이 다른 부문까지 확대되었다고 밝혔다.
소비자 구매패턴을 살펴보면 구매건수는 백화점이 지난해 2월보다 0.9% 대형 마트는 11%로 각각 줄었다. 구매단가는 대형 마트가 10.4% 하락했지만 백화점은 0.6%로 소폭 상승했다.
1건당 구매단가는 백화점이 7만885원으로 대형 마트 4만3283원에 비해 63.7% 높게 나타났다.
성장전략 재검토 요망
최근 불황에도 승승장구하는 글로벌 소매기업들은 ‘해외시장 개발’과 ‘저가격’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분기 동안 미국, 유럽의 소매업은 4.6%, 2.1%로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월마트(1.0%) 까르푸(1.9%) 메트로(3.8%) 등 글로벌 유통기업들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들 기업들은 성장성 높은 해외시장을 발굴하고 가격경쟁력의 우위를 점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글로벌 유통기업들은 미국, 유럽 등의 자국시장에서 벗어나 성장잠재력이 있고 경쟁이 치열하지 않는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 2월 까르푸는 러시아 시장에 5년 내 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테스코도 인도에 도매전문 대형점포와 인도 타타그룹 슈퍼마켓에 상품이나 점포 노하우를 제공하는 등 인도 진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월마트는 ‘언제나 저가격’을 내걸고 2002년부터 자체 글로벌 소싱 본부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 인도 등 20여 개국으로부터 저렴한 상품을 조달해 전세계 매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 경쟁우위로 지난해 연말 경쟁사 메이시(-4%) 갭(-14%) 반즈앤노블(-8%)은 매출이 감소했지만 월마트만 1.7% 실적이 늘었다.
또한 글로벌 소매기업들은 해외진출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하기 위해 무리한 확장을 피하고 유리한 사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예컨대 까르푸와 테스코는 2006년 타이완 테스코 매장과 체코 까르푸 매장을 맞교환해 효율성을 제고시킨바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국내 유통기업들이 경영전략을 수립하기 쉽지 않다”며 “이러한 시기에는 글로벌 유통기업들의 경영전략 트렌드를 정확히 읽어낼 필요가 있다고”고 전했다.
‘좋은사람들’ 벤치마킹
유통업체들의 매출감소와 전략변화에 맞춰 브랜드들도 주어진 조건에 적합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삼성경제연구소 ‘브랜드 약자의 브랜드 전략’ 보고서는 품질과 기술이 뛰어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브랜드라는 이유하나로 시장에서 낮게 평가되는 ‘중소기업 디스카운트 현상’이 발생하는 현상을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73개 우수 중소기업 브랜드 사례를 분석해 ‘가치 제안(기능적 가치, 정서적 가치)’ ‘신뢰획득(先인지後신뢰,後신뢰先인지)’ 조합에 따라 나타난 의류브랜드 ‘좋은사람들’ ‘이브자리’ 2개업체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4가지 타입에서 타입B인 ‘좋은사람들’ 속옷업체의 성공요인은 ‘인식변화’와 ‘이슈제기’로 분석됐다. 소비자의 제품에 대한 선입견을 타파하는 감성적 가치를 추가하고 이를 화제로 만들어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사례다.
‘좋은사람들’ ‘보디가드’는 속옷 시장에 ‘패션’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도입해 틈새시장(niche market)을 창출했다. 1993년 설립된 ‘좋은사람들’은 1995년 ‘보디가드’ 브랜드 출시 이후 매출이 급성장해 2007년 1219억 원 매출액, 영업이익률 4.2%를 달성했다.
4가지 타입에서 타입D인 ‘이브자리’의 성공요인은 ‘인식변화’에 ‘접점활용’까지 두루 갖춘 것이 한몫했다. 양분화된 시장상황에서 저가시장 소상공인들이 제공하기 어려운 정서적 가치를 추구하고 대리점 또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늘려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 시켰기 때문이다.
‘이브자리’는 소상공 시장에 브랜드를 도입해 신뢰를 부여했다. 디자이너의 고가 이불 시장과 동대문 등의 소상공 이불 시장으로 나뉜 상황에서 틈새 가격과 품질 균일성을 보증하는 브랜드를 붙여 성공한 케이스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브랜드 도입 초기 단계부터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선정하고 운영 단계에서는 소비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Pull형 브랜드 관리가 필요하다”며 마지막으로 “성숙단계에서는 브랜드 확장에 대한 유혹을 경계하고 현재의 브랜드 위치를 냉철하게 점검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