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자녀 가정 ‘소비력’ 풍부

‘아들’보다 ‘딸’ 둔 부모 신상품 구매율 높아

2010-06-03     한국섬유신문

다자녀 가정일수록 소비여력이 풍부하고 엄마들의 명품수요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들을 둔 가정보다 딸을 둔 가정이 신상품 구매율이 높았다.
아들을 둔 경우와 딸을 둔 경우 여성고객들의 백화점내 소비행태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백화점을 찾는 여성 고객들은 자녀를 대동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유모차나 통제가 가능한 유아일 때에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자녀를 둔 여성고객들의 경우 백화점 이용 시에도 자녀성별에 따른 양육 습성이 구매패턴에서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딸을 둔 엄마의 경우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민감한 부문에서 활성화된 소비행태가 예상되고, 아들을 둔 엄마는 통제와 관리에 신경을 쓰다보니 실용적이고 합리위주의 소비행위가 주를 이루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한 자녀양육에서 생기는 스테레스를 일반적인 소비활동과 구매욕구 해소로 상호 치환 할 수도 있으리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근래에는 사교육 등 자녀양육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경제적 능력도 있어야 다자녀 가정을 꿈꿀 수 있는 세상이다. 이런 사회적 흐름도 백화점 내에서 일어나는 소비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당연하다.
최근 현대백화점이 지난 2008년 5월부터 2009년 4월까지 아이클럽(1~13세 자녀를 둔 부모만 가입할 수 있는 클럽)회원 총 103,260명을 대상으로 한 소비지출 분석 결과 역시 이를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백화점 연간 방문횟수
딸 엄마 23회 VS 아들 엄마 17회

백화점 방문 횟수는 아들만 둔 엄마가 연평균 17회, 딸만 있는 집이 연평균 23회를 나타냈다. 상대적으로 아들만 있는 집이 적고, 딸에 비해 활동적인 아들을 데리고 쇼핑하기가 쉽지 않음을 짐작케 한다. 이와 관련 백화점 바이어는 “남자 아이와 여유롭게 쇼핑을 즐기는 엄마 고객을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부연설명을 한다. 대신 연간 전체 소비 규모는 아들만 있는 가정이 274만 7000원, 딸만 있는 가정이 273만 3000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이지만, 아들 가진 집은 한번 백화점 방문 시 객단가가 높은‘통큰 쇼핑’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성별 따라 구매품목 차이
자녀 성별에 따른 소비형태를 알아보기 위해 전체 지출에서 특정 상품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아들과 딸을 각각 둔 가정의 소비도 차이를 보인다. 딸만 가진 집은 여성의류 (딸 23.2% > 아들 20.3%), 아동복( 딸 12% > 아들 9.7%), 잡화( 딸 7.8% > 아들 6.9%), 홈인테리어 상품군 (딸 4.1% > 아들 3.2%)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아들만 가진 집은 식품, 스포츠(아들 7.3% > 딸 6.4%),명품( 아들 7.1% > 딸 5.3%)등에서 각각 매출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위의 사례를 살펴보면 객단가는 물론 고객수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딸만 가진 가정에서 구매 비중이 높은 아동복, 홈인테리어 상품군의 경우 아들만 가진 가정에 비해 구매 고객수가 각각 6.5%, 16.0% 더 많았으며, 평균 객단가도 11.7%, 6.6% 더 높았다. 반대로 아들만 가진 가정에서 구매비중이 높은 스포츠와 생식품의 경우 구매 고객수는 각각 8.4%, 7.0%를 보였고, 평균 객단가는 9.5%, 9.4% 더 높았다.

아들 육아 스트레스 명품으로 풀어
명품 구매의 경우 아들만 가진 가정이 딸만 가진 가정에 비해 전체 매출액은 38%, 구매 고객수는 22.5%, 객단가는 12.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명품의 세부 그룹별 객단가는 아들만 2명인 경우가 180만3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외동 아들만 둔 경우 174만5000원, 그리고 아들과 딸 각각 하나 씩 둔 경우가 174만원, 3명 이상의 자녀를 둔 경우는 162만7000원, 외동 딸만 있을 시 156만7000원 순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딸만 2명을 뒀을 경우가 145만8000원으로 객단가가 가장 낮았다. 이같은 결과는 딸 키우는 엄마들에 비해 아동복, 여성의류 지출이 낮은 아들 엄마들이 백화점에 자주 오지 못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고가 명품에 대한 소비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아들엄마 ‘까르띠에’vs 딸엄마 ‘아르마니’
아들 키우는 엄마와 딸 키우는 엄마들의 명품 브랜드 선호도 역시 눈길을 끈다. 두 부류다 애호하는 명품 브랜드 TOP 10은 대체로 비슷하게 나타나지만 ‘까르띠에’(보석)와 ‘로렉스’(시계)는 아들 가진 가정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였고,‘페라가모’(구두,핸드백)와 ‘아르마니’(의류)는 딸만 가진 가정에서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까르띠에’나‘로렉스’는 ‘페라가모’와 ‘아르마니’ 에 비해 작고 고가대 시계·보석 브랜드로, 백화점 방문빈도가 낮은 대신 지출 규모가 큰 아들 엄마들의 소비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

아들은 이월상품 VS 공주는 신상품
각 그룹별 아동복 매출을 정상 매출과 행사 매출로 구분한 결과를 살펴보면, 아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균일가 또는 재고 상품을 사주는 사례가 높게 나타나지만 딸에게는 신상품을 사주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룹별로 보면 외동딸과 딸만 2명을 둔 가정의 경우 유행에 민감한 신상품 구입비율이 각각 68%, 65% 등으로 높게 나타난데 비해 외동 아들과 아들만 2명을 둔 가정은 59%, 52%로 낮았다. 이에 반해 균일·재고상품 구매비율은 아들을 둔 가정은 각각 29%와 37% 로 높게 나타났고, 딸을 둔 가정은 각각 19%, 23%로 대조를 이룬다.
여성의류 구매에서도 아들 엄마는 영 캐주얼, 이지 캐주얼 등 가격이 상대적 낮고 입기 편한 의류를, 딸 엄마들은 커리어 캐주얼, 디자이너 부틱 등 고급브랜드에 대해 선호도와 매출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

다자녀 가정, 소비여력 풍부
세 명 이상의 자녀를 가진 가정의 최근 1년간 구매금액은 평균 346만원으로 한 자녀 가정(274만5천원)이나 두 자녀 가정(271만5천원)보다 각각 26%, 7% 정도 높았다. 보통 두 명 이하의 자녀만 갖는 저출산 시대에 세 명 이상의 자녀를 둔 가정은 그 만큼 상대적으로 경제력과 소비여력이 풍부함을 반증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유통연구소 양성철 과장은 “자녀성별에 따른 소비패턴 분석을 통해 아들이 딸보다 키우기 힘들다는 속설이 어느 정도 사실임이 드러났다” 며 “아들 가진 어머니는 힘든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를 명품쇼핑 같은 ‘자기위안형 소비’로 해소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