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철수’ 시작되나

11일 협의 앞두고 8일 개성스킨넷 폐업 결정

2010-06-10     김현준

‘만일의 사태’ 심리적 파장 우려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개성공단 내 입주기업 중 처음으로 철수를 선언하는 업체가 생기면서 그 파장에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지난 8일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모피전문업체 개성스킨넷(대표 김용구)이 폐업을 결정했다. 이 업체는 ‘스킨넷’ 이란 업체명으로 모피업계에 더 잘 알려져 있으며, 국내 60여개 브랜드 뿐 아니라 유럽 등 해외시장에 ODM 위주로 제품을 공급하는 중견기업. 또한 철수를 선언한 개성공단 내 공장 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에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김용구 스킨넷 대표는 이번 철수에 대해 “개성공단 내 남측 현지 직원들의 안전문제가 가장 1차적인 이유”라고 밝히고 “기존 거래업체들의 발주 물량 감소도 이번 결정의 원인이다”고 말했다.


스킨넷의 개성공단 현지법인 개성스킨넷은 지난 2007년 9월 공장가동에 들어가 전체직원 103명 규모로 운영해 왔으며, 남측 파견인력은 5명이 근무해왔으나 최근에는 안전문제로 2명만 근무해 온 상태다.
이번 개성스킨넷의 철수는 지난 2005년 개성공단 사업 본격화 이후 나타났던 일부기업들의 설비 이전 및 사업축소와는 다른 ‘완전 철수’로, 향후 개성공단 내 입주기업들의 심리적 파급효과도 우려된다.


현재 개성공단과 관련된 남북 간 2차 협의계획이 11일로 잡혀있어 이번 ‘개성스킨넷’의 철수가 양측 협의결과 도출과정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북측은 개성공단 내 첫 철수기업이 나타나 향후 대규모 철수 러쉬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심리적 부담과 함께 외국 진출기업에 미칠 악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개성공단 내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이 남북 간 협의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지만 혹시 발생할지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업계에서는 “개성공단 내 대규모 시설투자 기업들은 철수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파트형 공장 입주 중소업체들은 상황에 따라 결정이 빠를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