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블랙직물 노하우 ‘차도르’ 최고품질 자랑
■기획시리즈 | 나만의 색깔로 성장레이스 펼친다 ⑪
이상식 신화섬유공업(주) 대표
24년 블랙직물 노하우 ‘차도르’ 최고품질 자랑
감성 착용성 패션성 탁월
올 수출 3000만弗 견인차
“품질 좋지만 너무 비싸다” 평가
일본 제품과 ‘한판 승부’ 불사
중동 여성들이 입는 차도르. 온통 검은색으로 몸에 걸치고 얼굴을 가리는 옷이 바로 차도르다. 얼핏 차도르는 몸에 걸치는 정도로 보아 넘기면서 특별한 기능이 없을 것이란 생각은 성급하다. 여성들이 입는 의상에다 특유의 기후 조건 때문에 얇고, 가볍고 촉감이 부드러워야한다. 그뿐인가. 드레이프성(찰랑찰랑한 탄력)은 품질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요소다.
게다가 크레이프성을 부여해 까칠한 촉감도 발현해야하고 그들만의 특유의 블랙칼라 심색성은 뛰어나야한다.
그러다보니 원사선택에서부터 사가공, 준비, 염색에 이르기까지 차도르용 블랙 직물을 생산해 내기 위해선 공정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국내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소수 정예 기업이 차도르용 블랙직물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블랙직물도 남성용과 여성용으로 나뉘어 진다. 여성용 블랙직물은 여성의 감성과 착용성, 패션성까지 더해 다양한 품질조건을 요구 받는다. 이 같은 요구 품질
을 충족시키며 매년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신화섬유공업(주)(대표 이상식)이다. 이 회사는 여성 차도르용 블랙직물에 관한한 국내 독보적 기업이다.
단일 아이템으로 생산량과 품질, 고단가, 바이어 선호도 등에서 국내 선두를 달리며 지칠 줄 모르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전년대비 10% 성장한 3000만달러 수출이 목표다. 지난해는 40% 가까운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중동 바이어들의 한결같은 요구 품질은 더 검고 더 부드러워야하며 드레이프성(처짐)을 따진다. 블랙 직물만 20년간 고집해온 신화로서는 도전해볼만한 품질이다.
중동시장을 덮어라
수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바이어들의 요구품질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90년대 후반부터 신화의 품질은 급속하게 완성도를 높여 갔다. 최고의 경쟁력은 드레이프성(찰랑찰랑한 탄력성)과 블랙칼라의 심색성이다. 중동 여성들이 최고로 꼽는 품질이기도 하다. 신화는 이 같은 품질을 얻기 위해 난반사를 극대화하는 원사를 선택하거나 가공했다. 염색공정에서는 품질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고 3번까지 염색을 한다. 심색을 극대화하고 언-이븐 불량을 방지하기위해서다. 감량 공정도 국내 최고 기업하고만 거래를 한다. 국제염직이 주 거래선이다.
국내 최고의 감량직물 염색업체인 국제염직과의 만남은 차도르용 블랙직물의 세계경쟁력
으로 이어졌다. 지난 2002년 1300만달러 수출을 기록하며 그해 1천만불 수출탑에다 동탑산업훈장까지 수훈하는 영광을 안았다. 중동시장 개척에 현격한 공을 세웠다는 정부의 판단에서다. 이후 신화는 중동시장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5년 만에 매출 250억원을 돌파한데이어 지난해는 2750만달러 수출이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 해 들어서도 품질의 차별화와 고급화에 힘입어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6월말 현재 180억원 매출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130억원 범위였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신장세다.
“신화 품질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이 다른 직물을 보면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실크 같은 터치에 가벼운 중량감, 뛰어난 심색성 등이 중동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받으며 회사가 성장해 왔다고 보면 될 겁니다.”
이상식 사장은 품질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보였다. “품질은 좋은데 너무 비싸다”는 현지 바이어의 반응에서 이 사장의 자부심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품질의 차별성과 고급화를 위해 그만큼 노력을 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동일 아이템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한 일본과도 한판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이상식 사장은 “세계최고 품질을 향한 다양한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세계일류 품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자체 기업부설연구소는 지난해부터 블랙직물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차별화하는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다층 나선사를 활용한 난반사 직물개발’을 지난해 완료, 현재 수출하고 있는 전 아이템에 적용하고 있다. 난반사를 증가시켜 심색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 매출이 급격히 증가한 것도 이 같은 심색성 향상에 따른 수요확대의 결과다.
야드당 120g에서 150g미만의 가볍고 탄력있는 울피치, 울피치자카드, 피치 모스크레이프, 2중직 아이템은 중동여성들에게 최고의 아이템으로 꼽힌다. 차도르도 현지에선 여러 가지 등급이 있다. 그중 신화블랙직물은 상급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자카드와 도비 블랙직물은 큰 인기다. 최근 들어 신화만의 차별성을 꾀하기 위해 메타릭, 아세테이트, 레이온을 섞어 스트라이프 직물도 생산, 여성 수요자의 패션성과 감성을 자극하며 중동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상식 사장은 “여성 차도르용 직물은 향후 전망이 무궁무진하다”며 “더 얇고 가볍고 드레이프성이 뛰어난 소재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내에 기업부설연구소를 설치한 것도 이 같은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연구소 연구원들도 수준급이다. 석·박사급 연구원 6명이 이 프로젝트와 산업용섬유개발에 매달려있다. 노하우와 끊임없는 품질개선 노력 외에도 신화의 경쟁력은 또 있다. 연사, 제직공장의 활용성이다. 셔틀직기와 워터제트룸은 아이템에 따라 활용가치가 극대화된다. 특히 준비(연사)공정은 자체공장에서 소화하고 있어 아이템에 따른 소화력이 뛰어나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또 하나의 신 성장 동력
산업용 섬유다. 이미 1년여의 준비과정을 거치면서 특허출원까지 준비 중이다. 자동차용 벨트 직물류가 그것. 자동차 구동벨트와 안전벨트류가 타겟이다. 구동벨트의 경우 이미 개발이 완료 단계에 진입했다. 지난해 개발을 시작, 1년여 만에 시제품이 나왔다.
그러나 산업용 섬유는 특정기능이 규격에 합격해야 상업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마무리작업이 한창이다.
“아마도 80%까지 개발이 완료단계에 진입했다고 보면 될 겁니다. 자동차용 섬유는 신화를 제2도약으로 이끌 주도아이템이 될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이상식 사장은 산업용섬유가 진척을 보임에 따라 차도르용 블랙직물과 산업용 섬유를 구분, 분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차별성과 전문성을 꾀하기 위해서다.
신화가 중동시장으로 수출하는 블랙직물은 월간 200만 야드, 연간 2400만 야드에 달한다. 차도르 의상으로 계산하면 480만 벌이다. 이 같은 대량 물량은 현지 최고 수준의 A급 바이어와 거래가 이루어진다. 메이저급 바이어수는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예멘에 걸쳐 40여명. 주로 두바이를 통해 80%의 물량이 이란으로 들어간다.
이라크에서 신화의 블랙직물과 관련한 인기는 상상 이상이다. 타 업체가 생산한 아이템을 신화가 생산한 아이템으로 속이고 파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는 것. 이 때문에 신화가 비상에 걸린 적이 있었다. 자칫 자사 아이템에 대한 신뢰도가 희석될 수도 있기 때문.
결국 변사에 신화가 생산했다는 표시를 하고 난 뒤부터 이 같은 사례는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