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프리미에르비죵·텍스월드USA’ 찾은 바이어 동향은
“잘 팔리는 제품 찾아 소량 오더만”
바이어 대부분 트렌드 예측 못해
섬유업체 리드역할 분수령 될 듯
바이어 10가지 구매패턴 큰 관심
“잘 팔리는 제품을 중심으로 소량 오더에 대응하고 다양한 디자인·패턴으로 바이어를 맞으라.”
글로벌 경기침체가 다소 회복 되는 기대였지만 바이어들은 불안정한 시장상황에 대한 대응 자세는 여전했다. 바로 안전한 구매패턴이었다.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섬유 전시전 프리미에르비죵과 텍스월드USA는 앞으로 글로벌 바이어들의 구매 동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됐다.
올 상반기 불투명한 세계 경기를 반영, 각종 전시회에서 원단 구매에 소극적이었던 바이어들이 하반기가 시작되자마자 열린 섬유 전시회에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 다소 공격적인 상담으로 전환됐다. 바로 신규기획 확대에 따른 새로운 거래기회를 맞은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원단 주요시장인 미국시장 규모가 20% 감소했다면 EU시장은 거의 반토막 난 상태다. 그렇지만 섬유 전시전은 바이어 마켓 위주다. 그러나 최근 경향은 섬유업체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바이어가 트렌드나 유행을 예측 못하는 현실 때문이다.
이는 곧 섬유 업체가 새로운 제품이나 경쟁력 있는 가격, 빠른 납기 등으로 바이어를 리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다 바이어가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경쟁력을 더해 준다면 바이어의 섬유업체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는 단순한 공급업체가 아닌 개발 파트너 관계로의 발전을 의미한다.
뉴욕 양대 섬유 전시회에서 드러난 바이어들의 10가지 공통 구매패턴은 국내 직물업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상열 기자 syjeon@ayzau.com
1) 신규기획 증가, 새로운 거래기회 열렸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새로운 아이템 및 신규업체를 찾는 바이어가 많았다. 새로운 바이어들과의 만남은 향후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전반적으로 바이어들의 샘플 요구가 급증했다. 소비심리는 아직 위축된 상태지만 바이어들의 신규기획은 증가추세로 확인됐다. 이는 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관심과 기존 꾸준히 판매되는 검증된 중저가 제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2) 소량 다품종 확산
바이어들 첫 질문은 “What’s the minimum?” 즉 최소오더 수량에 대한 요구였다. 바이어들 플랜 자체가 소량 다품종으로 기획돼 있기 때문이다. 소량 오더 수용과 제품 다양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대부분의 매장, 백화점에서 재고에 대한 부담을 느껴 잘 팔리는 제품으로 소량 오더가 이뤄졌다. 또 재고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급납기와 분할오더 진행(소량 Repeat Order로 진행)이 대세였다. 특히 프린트 제품 오더에서 소량 다품종 추세가 가장 뚜렷했다. 원단뿐 아니라 의류에서도 고급 소량화 추세가 이어졌다. 전통적인 니트 원피스나 기본 셔츠 뿐만 아니라 점차 고급소재의 트렌치 코트나 원피스 등으로 고급 소량화 경향을 나타냈다.
3) 가격 압박 심화
대부분의 업체들이 바이어로부터 가격인하 요청을 받았다. 중저가에서 고가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서 가격 압박 분위기가 강했고 고가제품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저가원단(폴리에스터 등)에 대한 상담이 가장 많았다. 프리미에르비죵 출전 고가원단 취급업체들도 대부분 바이어와 저가 아이템 위주로 상담을 진행했다. 가격 트렌드는 저가추세가 더욱 강했다. 또한 저가와 고가의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새로운 원단 구매욕구가 크지만 여전히 낮은 가격대로 소량 오더를 원했다. 그러나 야드당 수십 달러에 이르는 특수원단이나 시장성이 높은 매우 독특한 소재 원단은 고가에도 불구, 가격이 그대로 인정되기도 했다.
4) 제품 납기 스피드 요구
가격만큼 중시하는 것이 짧은 리드타임, 즉 스피드는 가장 중요한 경쟁력으로 꼽혔다. 시장상황을 예측하기가 힘들어 시장에서 반응 확인 후 재오더(Repeat)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또 기존 시장에 없는 새로운 제품을 보면 선점차원에서 짧은 기일의 오더가 많았다. 프린트물, 스웨이드, 자수직물, 니트 등에 이르기까지 전 품목에 걸쳐 퀵 딜리버리가 중시됐다. 또 제품납기 뿐만 아니라 바이어 요구가 있을 때 항상 바로 달려와 해결해주고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원했다.
5) Selection 과정 길고 매우 신중
바이어들은 예산절감과 아이템 히트 적중률 부담때문에 원단 선택과정에서 매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이는 오더 확정(Fix)과 거래가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을 의미한다. 또 신규 샘플을 많이 찾는 대신 구매에는 더욱 신중을 기했다. 극단적으로 전시회에서 오더가 발주되는 것은 매우 드물었다.
6) 트렌드 부재…바이어도 갈팡질팡
과거 바이어들이 찾는 제품을 통해 파악할 수 있었던 특별한 트렌드가 보이지 않았다. 바이어들로부터 특별한 트렌드 제시 역시 없었다. 소비자 트렌드가 다양해지면서 유행 스타일과 아이템은 더욱 뚜렷해졌지만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예측이 힘들어졌음을 의미한다.
7) 새로운 소재, 독특한 제품 관심 vs 오더는 검증된 제품 위주
바이어들은 ‘Something New’를 내세우며 새로운 제품, 신소재 제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독창적인 디자인 및 소재 위주의 소싱도 눈에 띄었다.
바이어들은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을 찾는데 비해 공급업체들은 타사에서 진행한 모방 제품이 많아 바이어들의 신제품 만족도는 낮았다. 또 새로운 제품은 개발에 대한 가격 저항때문에 가격 결정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좀 더 새로운 소재의 특수원단을 요구하면서도 가격면에서는 경쟁력을 요구한 것이다.
기존 사용제품을 선호하는 안전지향 바이어도 많았다. 불경기로 인해 새로운 아이템으로 모험을 하기보다 기존에 꾸준히 판매되는 검증된 중저가제품에 관심이 높았다. 베이직하면서 가격경쟁력 있는 제품과 저렴하면서 패션성 있는 제품을 선호한 것이다. 이는 시장성이 예측되지 않는 신제품보다 소재를 다양화(합성섬유→자연소재, 합성섬유)하거나 다양한 후가공 처리를 통해 제품을 개선하는 수단으로 삼을만 하다.
8) 친환경·기능성 원단 관심 증가
친환경 소재(유기농 등) 및 천연소재(린넨, 100% 코튼) 요구가 많았다. 아동복 바이어는 유기농 코튼을 많이 찾았으며, 버튼·트림 등의 부자재도 친환경 아이템이 인기가 높았다.
Modal, Tencel류는 단가 3.00달러/y 이하 제품을 주로 찾았지만 수량은 작았다. Sandwash부터 soft, faded out 제품의 반응이 좋았다. 기능성 원단(자외선 차단, 방염 가공 등)과 재생원사(Recycled Yarn) 사용 아이템에 관심이 많았고, 재생폴리(Recycled Poly)는 마켓홍보용으로 활용하려는 추세가 대세였다.
9) Fancy 제품·프린트물·다양한 후가공물 큰 인기
바이어들은 중저가 Fancy 제품을 많이 찾았고 신속히 개발해줄 것을 요구했다. 프린트 제품 강세 속 다양한 프린트 패턴 요구가 강했다. 니트 프린트는 다양한 후가공 처리를 한 독특한 제품에 바이어의 반응이 쏠렸다. 화려한 베이스(바닥)는 물론 프린트에서도 여러 효과를 내는 패턴 개발과 빠른 납기를 요구했다. 실크(100% 및 혼방) 프린트는 소량 다품종 경향과 함께 디지털 프린트류를 많이 찾았다. Suede류 및 직물 base의 surface treatment와 폴리 프린트 아이템 역시 바이어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레이스 제품은 메탈릭이나 프린트된 특이한 레이스를 찾았다. 독특한 후 가공 처리제품이 큰 호응을 얻은 가운데 후가공 강조 및 다양화는 바이어 확산의 열쇠가 됐다.
10) 소프트 핸드필, 초경량 선호(Soft Handfeel, Light Weight)
바이어는 대부분 품목에서 깃털처럼 가벼운 초경량 소재, 즉 얇은 제품을 원했다. 소프트한 핸드필(Handfeel) 제품에 대한 효과도 강했다. 앞으로 소재의 변화를 통해 저렴하면서도 핸드필을 개선한 제품, 즉 큰 변화보다 작은 변화 위주의 조직감과 핸드필을 요구하는 추세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터치가 좋은 Ground를 기본으로 한 독특한 디자인의 새로운 원단에 큰 반응을 나타냈다.
사진:뉴욕 텍스월드 USA 전시장.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이 큰 듯 바이어들은 안전지향적인 원단구매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