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대학패션위크] 그들만의 행사 NO! 세계 축제 발돋움 OK!
11일 폐막…인재육성·자신감 고취 취지 성과
하지만 학생들의 관심이 패션쇼에 치중되고 각 학교마다 설치된 부스가 비어있는 곳이 많아 전시를 하거나 소개를 하는 부분이 미흡했다. 또 부대시설이 활성화되지 않아 학생들이 새로운 정보를 얻거나 다른 활동을 하는데 제약이 많았던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앞으로 젊은 디자이너들에 대해 지속적 관심을 갖고 디자이너 스스로도 창의성과 자신감을 고취시킬 수 있어야 한다. 정부의 적극 지원에 힘입어 패션전문 인재를 키워내고자 시작된 ‘대학패션위크’는 앞으로 ‘그들만의 행사’가 아닌 외국에서도 주목하는 국제적인 행사로 거듭나길 바란다. 지난 호에 이어 현장에서 밀착 취재한 ‘2009 대학패션위크’를 들여다 본다.
김지민 기자 jimin@ayzau.com
최가영 기자 cedar@ayzau.com
경원대학교는 각기 조금씩 다른 패턴의 티를 입은 선수들이 태권도 시범을 보이며 패션쇼의 문을 열었다. 패션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듯 했지만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고 행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드로우 더 라인(Draw the Line)’을 주제로 ‘가장 무도회’ ‘어둑어둑한’ ‘도시동화’ ‘종이접기’라는 테마를 무대에서 선보였다.
한국폴리텍1대학 서울강서캠퍼스는 ‘나는 희망을 꿈꾼다’를 주제로 8가지 무대를 선보였다. ‘안드로지너스 엘레강스(Androgynous Elegance’)에서는 와인과 블랙컬러의 조화로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살렸고, ‘노매딕 레이스(Nomadic Race)’에서는 도시유목민의 감성을 빅백과 인디언스타일 프린지 장식, 두꺼운 펠트사를 이용한 니트로 표현했다.
인천대학교는 흥겨운 리듬 속 발레리나의 무용으로 패션쇼를 시작했다. 6가지 테마로 분류된 캐주얼, 기하학과 누빔을 이용해 전통과의 퓨전을 선보인 한복, 결혼을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 신부의 느낌을 세 가지로 나눈 웨딩의 묘사 등 세 가지 주제의 무대가 꾸며졌다. 웨딩 테마 무대에서 귀여운 꼬마 커플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홍익대학교는 사선을 따라 지그재그로 런웨이를 내려오는 모델들은 관객들이 의상을 더욱 편히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사운드, 덴 에코(SOUND, THEN ECHO)’라는 주제로 ‘앱스트랙트(Abstract)’ ‘아키텍쳐(Architecture)’ ‘에스닉(Ethnic)’ ‘네이처(Nature)’ 총 4가지 테마를 담았다. 전체적으로 예술적이고 실험정신이 뛰어난 작품들이 넘쳐났다.
‘2009 대학패션위크’의 피날레를 장식한 ‘갈라쇼’는 이서영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대학별 퍼레이드, 뉴욕 한인 신진 디자이너들의 패션쇼, 시상식이 진행됐다.
대학별 퍼레이드는 각 학교별로 4벌, 총 60벌의 의상들이 선보였다. 각 학교마다 패션쇼를 진행했던 디자인들 중 하나의 컨셉을 정해 대표 의상을 출전시켰다.
뉴욕 한인 신진 디자이너들의 패션쇼는 뉴욕한인봉제협회 패션장학생 출신으로 구성된 교포 디자이너 5인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 패션쇼는 패션의 첨단도시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디자이너의 쇼로서 패션학도들에게 자긍심을 가지게 하고, 앞으로 국제적 패션 네트워크에 발을 내디딜 후배들의 꿈을 키워 준 뜻 깊은 자리였다.
마지막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은 인천대 김문섭 학생이, 우수상은 한국폴리텍1대학의 경지선, 동덕여자대학교 강보영, 홍익대학교 정나라, 청강문화산업대학 강호성이 각각 수상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문섭 학생은 “12월부터 시작해 디자인을 수없이 변경한 끝에 만족스런 결과물이 나왔다”며 “‘대학패션위크’ 이후에는 ‘프로젝트런웨이’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는 전반적으로 학생들의 자긍심을 심어주고 취업의 기회를 열어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학생들의 관심이 패션쇼에 치중되고 각 학교마다 설치된 부스가 비어있는 곳이 많아 전시를 하거나 소개를 하는 부분이 미흡했다. 또 쉴 수 있는 부대시설이 미비해 학생들이 머물며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던 점이 아쉬웠던 점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인터넷 매거진을 운영 중인 미국인 미카엘 허트씨는 “정부기관에서 이렇게 패션쇼를 지원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며 “패션에 대한 지원이 있어 좋은데 젊은 디자이너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디자이너들의 창의성과 자신감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대학교
중앙대학교 의류학과는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리(RE)’를 메인 컨셉으로 ‘리브레쓰(Rebreath)’ ‘리투어(Reture)’ ‘리디자인(Redesign)’ ‘리스타일(Restyle)’ ‘리스트럭쳐(Restructure)’ ‘리블룸(Rebloom)’ ‘리사이클(Recycle)’ ‘리커런스(Recurrence)’ 등 총 8가지 스테이지를 선보였다.
첫 번째 스테이지 ‘리브레쓰(Rebreath)’는 산소 호흡기를 쓴 모델들이 하얀 옷에 피를 연상시키는 붉은색을 포인트로 전쟁 피해자를 표현했으며, 변형된 밀리터리 룩을 입은 모델들은 군인을 연상시키며 대비를 이뤘다. 버려진 것을 아름답게 재탄생시킨 ‘리사이클(Recycle)’은 샤워볼을 이용한 드레스, 안전벨트 드레스, 컨버스 운동화의 천을 벨트로 만든 드레스 등 드레스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아이템을 절묘하게 연출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오산대학
오산대학 패션디자인과는 ‘셀프-익스프레션(Self-Expression)’을 메인 테마로 ‘데카당트 뷰티(Decadent Beaute)’ ‘로맨틱앤펑크(Romantic & Punk)’ ‘트랜스폼(Transform)’ ‘에스닉(Ethnic)’ ‘코리안 트래디셔널(Korean Traditional)’ ‘팝캐주얼(Pop Casual)’ ‘코스모스(Cosmos)’ ‘니팅(Knitting)’ ‘아모렉스(Amoureux)’ 등 9가지 주제로 작품을 선보였다.
붉은 타탄체크와 개성 강한 액세서리로 주제를 잘 표현한 ‘로맨틱 앤 펑크’, 한국 전통의상의 색채감을 잘 나타낸 ‘코리안 트래디셔널’은 버선을 슈즈로 활용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이번 쇼를 지도한 임남영 교수는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여러 번의 단체 미팅을 통해 학생들의 경쟁심이 고취됐다”며 “우리나라 패션섬유 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대학패션위크’가 앞으로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하대학교
인하대 학생들은 ‘더 플래닛; 얼쓰(The Planet; EARTH)’라는 테마를 통해 온실가스, 지구온난화, 탄소 배출량 등 환경문제를 디자인과 소재를 이용해 심도있게 풀어냈다.
한편 쇼를 준비한 학생들을 격려하는 의미에서 ‘제자사랑 장학금’을 수여, 학생들의 도전에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다.
■건국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