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노후화는 품질의 敵

2011-12-20     김영관

대구産 직물 품질 위험 수위
업계, 설비개체 그림의 떡
경기 살아나더라도 공념불

#1
대구염색공단 입주업체 B사는 요즘 섬유가 비수기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민에 빠져있다. 염색을 위해 입고된 직물품질이 예년만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품질을 좌우하는 직단, 올 빠짐, 오염 등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것이 이 회사 K사장의 설명이다.
#2
서대구공단 K사, 성서공단 H사도 상황은 마찬가지. 9월 들어 협력업체에 내준 직물품질이 기대이하로 떨어져 고민이다. 장기간 고정 거래선으로 거래해온 터여서 품질 때문에 거래선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이 같은 원인은 준비, 제직기 설비노후와 생산근로자별 설비 관리대수가 증가하는 추세 때문에 야기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10년 이상된 노후 생산설비가 80%까지 육박하고 있는데다 신규설비 개체는 전무한 실정이어서 이 같은 사태가 이미 예견된바 있다.


그러나 그동안 역사가 짧고 호경기를 보였던 편직관련 설비는 10년 이상 노후설비가 40%에도 못 미치고 있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염색가공기 역시 점차 노후도가 해소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비교적 급한 불은 피한 흐름이다.


그러나 직물품질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준비기, 사가공기는 각각 10년 이상 노후설비가 각각 65%, 90%에 이르고 있어 위험수위를 보이고 있다.
지금 대구섬유산지의 도약을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암벽으로 준비, 제직설비의 심각한 노후도가 꼽히고 있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내섬유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는데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해결책은
당장은 대책이 없다. 준비, 제직업체들의 자금사정이 호전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고 있어 설비개체는 그림의 떡이다. 그나마 경쟁력있는 몇몇 중견기업들이 올 들어 워터제트룸, 레피어직기 등 150여 대를 신규도입한 것이 전부다. 그렇다고 정부가 대책없이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무리다. 올 2월 섬유관련 정기총회 시즌 때 이를 직시한 김범일 대구시장이 총회장에 참석, 설비개체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는 의욕을 보였지만 아직까지 무소식이다.


이대로라면 대구섬유산업은 1차 금속, 자동차 부품에 이어 만년 3위로 전락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위기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거대 미국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미국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섬유산업으로선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1년 이상 바닥경기를 체감했던 교직물 및 면복합직물이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국내 교직물 대표업체인 신흥의 영업부 권상준 부장은 “경기싸이클과 미국시장의 움직임으로 보아 내년 상반기경 물량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교직물 염색업체인 삼광염직 인상규 사장도 “1년여 간 고생했는데 점차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예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했다. 결국 가장 혹독한 시련을 겪었던 교직물이 살아날 경우 대구산지는 폴리에스터, 나일론, 싱글 스판(니트)등 그동안 선방했던 아이템과 함께 대구산지를 일으킬 절호의 시점을 맞고 있다.


그러나 오더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은 내년 봄은 자칫 위기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품질도 품질이지만 설비노후화는 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려 생산 케퍼 확보와 품질유지가 최대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