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대구경북 섬유업계, ‘섬유의 날’ 수상 실적 저조

다운스트림 발전전략 치중 ‘홀대(?)’

2012-06-29     김영관

국산 섬유 위력 여전히 과시
글로벌 경쟁기업 다수 건재
포상정책 균형있게 추진돼야

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구경북 섬유업계가 홀대를 받았다. 정부는 제23회 섬유의 날에 150여 명의 신청자를 접수했다. 하지만 대구경북 섬유산지에 할당된 상은 2명의 국무총리표창이었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수상실적을 보인데 이어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대해 업계는 “완제품(다운스트림) 위주로 상이 가파르게 옮겨가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대구산지에서 상 받는 것은 힘든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동안 대구경북 섬유산지는 세계 최대 규모에 걸 맞는 위용을 보여 왔었다. 수출에서 생산에 이르기까지 단일지역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운 대접을 받아온 셈이다.

섬유의 날, 중소기업인대회, 무역의 날 등을 통해 대구산지는 역대 최고상을 잇따라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금·은·동·철·석탑에 이어 산업포장·대통령표창에 이르는 굵직한 상을 빠짐없이 받아왔다. 그러나 이 같은 영광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상다운 상을 받는 기업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 상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으로도 풀이가 가능하지만 그게 아니다.
대구섬유산지가 전년 대비 마이너스 20%, 역성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지만 여전히 전 세계시장을 누비며 국산섬유의 위력을 보이는 기업이 많다. 매출신장과 기업 건실도에서도 뛰어난 기업을 어렵잖게 찾을 수 있다. 그런데도 상을 받을 때는 홀대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미들스트림 위주의 발전전략에서 다운스트림 위주의 발전전략으로 선회한 정부의 방침에서 배경을 찾을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운스트림 분야에서 큰 상을 독차지 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풀이가 가능하다. 향후 수년간 이 같은 행보는 변함없이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다운스트림의 발전을 통해 업, 미들스트림의 성장을 이끌어낸다는 측면에서는 고무적이다. 그러나 대구경북 섬유산지의 자존심을 건들지 않는 범위에서 이 같은 행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업계의 일반적인 예상을 정부와 섬산련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이다. 하체와 허리가 쇠약한 사람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스트림별 균형적인 발전전략 마련과 이에 따른 지원, 포상정책도 균형있게 추진해주길 업계는 바라고 있다. 국내섬유산업을 대변하고 총괄하는 한국섬유산업연합회의 중심 잡힌 행보가 아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