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전문 생산기술연구소, 무엇을 위한 통합인가

섣부른 추진보다 근본책 마련부터

2012-08-11     김영관
대구경북권에 섬유관련 전문생산기술연구소가 5개나 있다. 세계최대의 섬유산지답게 스트림별로 연구소 구색이 잘 맞추어져 있는 셈이다. 그러나 당초 설립목표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들여다보면 연구소다운 면모를 보이기엔 역부족이다. 당장 먹고 살기위한 몸부림으로 연구소다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겨를이 없을 뿐 아니라 고급 연구인력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연구소는 연구개발과 기업지원본부 등 핵심 책임자급이 비전공자로 채워져 있는 경우도 있다. 결과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해답은 연구기관별 운영비 마련책과 고급인력확보를 위한 재원 마련에서 찾을 수 있지만 이 또한 현실적으로 막막하기만 하다. 법인을 인가하고 지원하는 지식경제부와 대구시, 경북도등 연구소를 지원하는 지자체의 역할이 강조되는 이유다. 내년에 수면위로 떠오를 봉제연구소와 패션센터의 통합론도 이 같은 맥락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하지만 연구소간 통합도 임시방편에 불가할 가능성이 높다. 비용을 줄이고 스트림별 연계활성화를 통한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엔 무리다. 최근 공공연구 노조가 성명을 통해 대구지역 5개 전문생산기술연구소의 이사회 통합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 또한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한계다. 통합에 따른 인센티브를 확대함으로써 신제품, 신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연구역량을 강화(고급인력확보)하고 이에 따른 재정지원이 지금으로선 최선의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내년부터 가시권에 접어들 섬유관련연구소의 통합이 근본 해결책을 마련하는데서부터 출발해야한다는 업계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섣부른 통합추진은 오히려 혼란만 야기 시킬 뿐이다. 경부, 대구시, 경북도의 장고와 묘수가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