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해·청도 韓人 봉제공장 경영난 심각

2012-08-31     정기창 기자

‘오더 기근’ 올 초 대비 30% 감소
신용 거래 시스템 붕괴 ‘현찰 거래’만

한국 내수용 의류 공장이 밀집한 중국 청도, 위해 지역의 韓人 봉제 공장들이 오더 기근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동 지역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봉제공장은 올 초 대비 약 30% 감소했으며 대부분 공장 문을 닫고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도, 위해 지역은 한국 내수 브랜드의 국내 시장을 겨냥한 봉제 공장이 밀집한 곳으로 외국 기업으로 분류되는 한인 공장은 현지인이 운영하는 공장에 비해 평균 임금이 20~30% 높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중국 정부도 원부자재 소싱에서 봉제 완제품 생산까지 위탁하는 완사입과 달리 노임만 지불하는 CMT(Cut-Make-Trim : 가공 무역 계약)조건 거래는 달가와 하지 않아 공장 운영 환경은 악화 일로를 내닫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이 경우에도 노임이 낮은 중국 공장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폐업하는 봉제 공장 숫자가 늘어감에 따라 기업들간 신뢰가 약해져 현지 원부자재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외상 거래가 전면 중지됨에 따라 오더가 감소하는 악순환은 더욱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지 에이전시 에포케(EPOCHE)의 이성철 사장은 “마진이 좋은 완사입 계약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그나마 신용 거래를 했던 공장들도 원단 입고 시 계약금 30%만 지불했던 관행을 무시하고 대부분 100% 현찰 결재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생산 과정 중 일정금액을 계약금조로 지불하고 신용으로 물건을 생산한 후 B/L(선하증권)이 나오면 나머지 잔금을 결제하던 관행 역시 현지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에서 감소한 봉제 오더는 중국을 이탈해 베트남, 인도네시아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측했다. 실제 올 10월말 현재 베트남으로부터 의류 수입은 직물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69.0%, 편직제 의류는 73.3%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역시 동기간 대비 직물제 104.5%, 편직제 89.4% 증가하는 등 양국에서 의류 수입량이 크게 증가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베트남, 인도네시아는 중국에 비해 원부자재 조달이 용이치 않으나 임가공 비용이 낮아 원부자재는 중국에서 조달하고 단순 임가공 생산은 양 국가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