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SUPER)섬유시대가 열린다

미국·일본 이어 세계 3번째 수퍼섬유생산국 도약 박차

2012-11-23     김영관

‘대구·경북지역’ 상용화 최적지
국내 산업용 섬유원천소재 생산량 80% 차지…2015년 가득액 40억弗

원천기술은 대기업, 지역중견기업·연구소는 상용화 분업
동진상사·우양신소재·삼광염직 등 기업인프라 풍부

‘밑 빠진 독에 불붓기’식 지원 NO!
노후 생산설비 교체, 철저한 관리감독 시급

□ 왜 수퍼섬유인가
지난해 국내섬유산업은 어려운 한해를 보내야 했다.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여파가 국내 섬유산업의 3년간 재도약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섬유산업은 전년대비 15%대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주력아이템들이 줄줄이 맥을 못 추며 고개를 숙인데 이어 평균 단가까지도 하향세로 돌아섰다. 올해는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 폭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세는 장담 못할 입장이다. 중국을 비롯한 섬유후발국의 빠른 추격과 일본, 미국, 독일 등 선진국들의 틈새에서 국내 섬유산업은 도약을 향한 뚜렷한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한계 상황을 타개하기위해 다양한 발전 방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중 산업용 섬유를 필두로 하는 하이테크 섬유와 브랜드 섬유제품들이 1순위로 올라있다. 이른바 수퍼섬유 제품의 상용화는 하이테크섬유 카테고리에서 노른자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경부는 2015년경 수퍼섬유를 골자로 하는 하이테크 섬유부문 육성으로 세계 4위의 첨단 섬유패션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수퍼섬유도 아라미드(Aramid)섬유, 탄소섬유, 초고분자 PE 등 종류가 수없이 많다. 하지만 국산화 기술과 생산기반, 상품화 가능성 등 종합적인 분석에서 아라미드 섬유가 단연 1순위로 꼽히고 있다.
국내 화섬 대기업들이 앞 다퉈 아라미드 섬유 생산에 뛰어들어 상용화를 시작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 이것이 수퍼섬유다

일반섬유와 달리 강도, 내열성, 내화학성 등에서 새로운 기능과 성능을 발휘하는 고성능 신 섬유를 일컫는다.
파라 계 아라미드, PBO, 탄소섬유 등 초 고강력 섬유와 고내열성섬유(LCP 폴리마이드, 세라믹, 메타계 아라미드 등), 내화학성섬유(PPS, PTEFE 등) 등이 이에 속한다.

보통 수퍼섬유강도는 철과 비교시 무게는 20%수준에 그치지만 10배 이상의 강도를 나타낸다. 그러나 원천기술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 일부 국가가 장악하며 블루오션을 만끽하고 있다.

뒤늦게나마 국내 대기업들이 이 부문에 뛰어들어 상용화를 시작했다. 코오롱은 지난해부터 아라미드섬유 생산에 들어갔으며 연이어 효성, 휴비스 등 대기업들도 아라미드 섬유기술을 확보하고 올해부터 차례로 상용화에 나선다. 그러나 탄소섬유, 초고분자 PE 등은 아직도 갈 길이 멀기만 하다.

한국은 아라미드를 활용한 수퍼섬유 제품 산업화가 기술 및 상품화에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하이테크 산업용섬유(수퍼섬유)비율이 60%이상을 차지하며 고부가가치 창출과 함께 매년 수직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토목, 건축, 전자, 반도체, 자동차, 조선, 항공, 스포츠, 레저에 이르기까지 수퍼섬유의 수요는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듀폰과 데이진은 지난해 아라미드 섬유의 생산 케퍼를 대폭 끌어 올리는 설비증설에 나선 바 있다.

□ 수퍼섬유 세계시장 규모 및 전망은

07년 기준 아라미드 섬유의 시장규모는 약 2조 원. 그러나 매년 수요가 수직 증가 추세를 보이며 2011년경에는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연산 2.8만 톤 규모를 생산하는 듀폰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데이진 2위(2.7만 여 톤),한국의 코오롱(메타계)이 올해 말 5000톤~1만 톤까지 끌어 올릴 계획으로 세계3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효성(파라계)도 올해 2000~3000톤 규모로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세계시장에서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 2011년경 아라미드 섬유소비량이 8만 8000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공급 대비 수요가 불균형을 이루며 2만~2만5000톤의 공급부족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시장의 경우는 더욱 가파르게 움직이고 있다. 수퍼섬유 소비규모가 99년 4600만 달러, 2005년 2억5000만 달러로 다섯 배 이상의 증가추세를 보여 오다 올해는 약 6억8000만 달러까지 달할 전망이다.

□ 수퍼섬유 상용화에 따른 국내 섬유산업의 비전
아라미드 섬유, 탄소섬유 등 수퍼섬유 융합제품(부품)의 경우 85%이상을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수입해 사용할 만큼 대외 의존도가 높다. 그러나 국내서도 대기업들이 나서 아라미드 섬유 생산에 뛰어들면서 수입의존도를 크게 개선할 전망이다.

상용화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 수퍼섬유 단독으로 사용해 소재의 특성을 살리는 것과 수퍼섬유와 타 소재를 복합화해 기존 소재를 대체하는 방법이 있다. 전자는 방탄조끼, 로프, 어망, 토목건축용도에 사용된다.

복합소재의 경우 주로 고무, 수지, 콘크리트 등의 보강 섬유로 사용, 기능을 향상시키는 쪽이다. 국내 수퍼섬유 소비시장도 각각의 용도와 특성에 맞게 수퍼섬유와 복합 수퍼섬유를 균형있게 상용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생산되는 아라미드의 경우 80%이상이 원사상태로 해외에 수출하고 있어 융합기술을 접목한 용도 전개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른 대안 마련과 국내 수퍼섬유 소비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지경부가 나서 올해부터 5년간 1404억 원을 투입, ‘수퍼소재 융합제품 산업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퍼섬유들이 올해 말 경 화학섬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서 40%까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올해 말 기준 전체 섬유산업 총생산액(약 50조 원)의 40%에 달하는 약 20조 원 규모의 생산액을 갖는 산업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은 국내 산업용 섬유 원천소재 생산량이 80%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주요 소비시장도 인접해 있어 수퍼섬유를 상용화할 최적지로 꼽힌다.

이 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대구경북지역 섬유산업은 수퍼섬유사업이 완료되는 2015년경 비 의류용 섬유 비중이 20%에서 40%까지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생산가득액 역시 현재 약 23억 달러에 그치고 있지만 2015년경 약 40억 달러(약 5조 원)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정부와 지자체, 관련 연구기관들은 2015년경 국내 아라미드 섬유 소비량이 1만3000톤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아라미드와 타기능성 소재와의 융합 및 복합화사업을 통해 10배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탄소섬유의 경우 전북과 전주시가 연계한 탄소섬유 밸리를 기반으로 277억 원의 예산을 확보 상용화를 전개할 계획이다.

□ 수퍼섬유 융합제품 산업화 사업
올해부터 2014년까지 5년간 1404억 원(국비 882억 원, 시비 66억 원, 민자 356억 원)을 들여 융합제품 산업화에 나선다. 올해 2월경 사업 설명회를 연 후 3월 사업공고를 통해 기업, 연구소, 대학, 수요사가 공동으로 개발에 나선다.

대구경북섬유산업의 대표 연구기관인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한국염색기술연구소가 추진기관으로 전면에 나선다. 중점적으로 추진될 분야는 2개 분야 5개 사업.

기술개발사업과 연구기반 확충 사업 등 2개 분야와 수퍼섬유개발, 기반기술개발, 융합제품 개발 등 3개 개발 사업을 비롯 융합소재연구센터(한국섬유개발연구원), 융합가공연구센터(한국염색기술연구소)가 주요 5개 사업이다.

양대 연구기관은 수퍼섬유의 용도에 맞는 클러스터와 실무협의체를 구성, 수퍼소재, 복합소재, 융합제품, 고차가공 등 상용화를 위한 개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 어떤 기업이 참여하나
대구경북에 소재하고 있는 120~130여개의 중견기업들이 수퍼섬유 융합제품사업에 뛰어들 채비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한국염색기술연구소 등 양대 연구기관이 지난해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이들 기업 중 30여 개 사를 후보에 올려 놨다. 그러나 제품용도와 특성에 맞는 기술을 확보했거나 개발을 원하는 기업들은 언제든지 참여가 가능하다.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참여를 희망한 기업들 중 그동안 산업용 섬유를 생산해온 기업이 40%에 달한다. 60%는 일반직물을 생산해온 중견기업으로 향후 수퍼섬유, 융합화제품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사업 참여를 희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동진상사, 우양신소재, 삼광염직, 보우, 영풍필텍스, 동일산자, 평화산자, 거성직물 등 이미 산자용 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