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된 밍크 코트 500만 원짜리 새 옷으로”

스킨넷, 업그레이드 보상판매

2011-12-24     정기창 기자


강남에 거주하는 이은희(女, 49세)씨는 15년 전에 850만 원을 주고 산 밍크 롱 코트를 볼 때마다 속이 쓰렸다. 지금 돈으로 치면 수천만 원짜리 옷이지만 세월이 많이 흘러 옷 여러 부분이 쳐지고 굴곡이 진데다 무겁고 색깔도 변색이 왔기 때문이다.


이씨는 지난 5일 이 고민을 해결했다. 집에서 가까운 스킨넷 압구정 매장을 찾아 이 옷과 현금 50만 원을 주고 요즘 유행하는 밍크 조끼로 교환했다. 소비자 가격으로 498만 원짜리니 15년 된 헌 옷을 448만원 가치와 교환한 것이다.


이씨는 “유행하는 스타일인데다 밍크 제품인데도 가볍고 패션성이 가미돼 다른 옷과 코디하기도 쉬워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모피의 계절이 돌아왔다. 옷장 안에 잠자는 수백~수천 만 원짜리 모피 코트. 그러나 아무리 비싸도 세월의 힘을 이길 수 없다. 과감하게 정리하고 재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패션모피로 유명한 스킨넷(대표 김용구)이 이런 소비자들 심리 틈새를 파고드는 ‘신상품 교환’ 마케팅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이전에도 많은 모피 브랜드들이 구 제품을 신품으로 교환하는 보상판매를 시행해왔지만 스킨넷이 파고드는 시각은 좀 다르다.


김용구 대표는 “이전에는 대부분 헌 옷과 약 250만원 안팎의 현금을 줘야 신상품으로 교환이 가능했다”며 “현금 없이 롱코트는 하프코트, 하프코트는 자켓으로 교환하는 보상 체계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10년 이상된 헌 옷을 사실상 절반 이상의 가치를 인정하고 교환해 주는 셈. 교환 받는 옷 품질에 이상이 있거나 소비자 가격만 높이 매겨 놓고 실제로는 값싼 제품을 주는 건 아닐까?


김 대표는 “특허를 받은 레이저 커팅과 본딩 기술을 통해 모피에 우븐 디자인을 입힘으로써 옷의 가치를 높였다”며 “일반 매장에서 파는 것과 똑같은 품질, 가격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교환 매장을 적은 평수의 일반 오피스텔에 개설해 점포 유지 비용을 낮추고 매입한 헌 모피를 해체, 신상품처럼 가공할 수 있는 특허 기법을 보유한 점이 헌 옷의 가치를 높게 매길 수 있는 비결이다. 김 대표는 “통상 전문 교환 매장은 3~4억 원의 권리금이 붙어 투자와 유지 비용이 엄청나다”며 “매장 투자 및 유지 비용 절감과 모피를 우븐처럼 자유자재로 가공 할 수 있는 특허 기술 때문에 과감한 보상 판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스킨넷은 올해 구로본점과 압구정점을 시범 운영한 뒤 서울 전역으로 대리점을 확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