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복종별 결산
다사다망했던 한해가 저물고 있다. 올해는 천안함 사태, 연평도 도발, 한미 FTA 타결, 서울 G20 정상회의 개최 등 국내외로 굵직한 일들이 유난히 많았다.
섬유·패션 시장은 시장 악재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유독 변덕스러운 날씨로 직격탄을 맞았다. 또한 글로벌 SPA와 해외 직수입 브랜드 등이 점유율을 높이면서 내수 시장을 긴장시켰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하고 투자 경영의 원년으로 삼는 등 아시아 패션 선도 국가로서의 도약을 위해 기업들은 희망과 결의를 다졌다.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며 보낸 2010년을 뒤로하고 새로운 희망을 담은 신묘년이 다가오고 있다.
위기를 극복했던 역량으로 내년에도 열심히 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해 국내를 넘어 세계 곳곳에 한국 패션의 깃발을 꽂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편집국 기자 일동>
섬유류, 원자재 폭등 “등골이 휜다”
올 한해는 세계적인 경기회복 기대감과 활발한 재고 소진으로 섬유류 수출이 전년대비 16% 증가하는 등 외형적으로는 풍성한 수확을 얻었다. 대구경북 섬유산지 기업들도 내리막길에 종지부를 찍고 10년만의 호황을 만나 28억 달러 수출을 돌파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원면을 비롯한 TPA, EG 등 화섬 원료값 폭등으로 적잖은 기업들이 고통을 겪었다. 원면은 140년 만에 최고 가격을 경신했고 TPA는 불가능한 수준으로 여기던 톤당 1300달러를 넘어섰다.
이들 섬유류 원재료 가격은 올해만큼은 아니지만 내년에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하반기에는 10월 한·EU FTA 협정 서명에 이어 12월에는 한·미 FTA 재협상 타결로 내년 수출 전망을 밝게 했다. 양대 FTA는 빠르면 내년 안에 모두 발효될 전망이어서 한국 섬유 업계는 기존 WTO체제에서 새로운 무역질서인 FTA 시대의 도래를 맞게 됐다.
대구경북 2000년 이후 최대 실적
대구경북섬유산업은 올 한해 지난 2000년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저력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신년에도 성장 행보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산지 섬유업계는 이에 따른 준비가 한창이다. 내년 한해는 한·미FTA 와 한·EU FTA가 발효될 예정이어서 섬유산업의 성장세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른 원산지 증명과 수출자 인증 자격 취득에도 정부, 지자체, 단체, 기관, 업계가 준비를 서두르고 있어 준비부족에 따른 피해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족한 설비와 노후설비를 개체하기 위한 설비증설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신제품개발과 슈퍼섬유, 의료용 섬유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교직물, 기능성 화섬 직물, 니트류, 박직물을 비롯한 산업용섬유를 중심으로 하는 설비 증설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다방면에서 바쁜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염색 역시 물량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설비증설이 뒤 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산지가 안고 있는 최대 현안인 인력난이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걱정거리다.
女, 영 캐릭터 성장·가두 브랜드 공격 투자·SPA 확대
올해 여성복 시장은 날씨가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백화점에서는 정장 수요가 줄면서 캐릭터 조닝이 좀처럼 활기를 띄지 못했다. 커리어 조닝은 내년도 조닝 재편성이 예고되면서 행사 물량을 늘려 매출 잡기에 적극 나서며 소폭 신장세로 마감했다. ‘후라밍고·엠씨·아이잗바바’ 등이 3강 구도를 형성했다.
영 캐릭터 조닝은 연중 지속적인 성장세를 구가했다. ‘보브·시슬리·시스템’이 상위를 리드했으며, ‘질바이질스튜어트’와 ‘지컷’ ‘주크’ 등이 두드러진 성장을 보였다.
또한 무엇보다 국내외 SPA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H&M’이 국내 본격 상륙해 빠른 시장 안착을 이뤘으며, 이에 국내 내셔널 브랜드 ‘미쏘·스파오’ 등이 가세하며 반기를 들었다. 반면 내셔널 브랜드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신원, 인디에프 등 여성 전통 가두 브랜드들이 시장 재기를 위해 브랜드 전반에 대한 리뉴얼과 매장 환경 개선을 시도하며 투자 경영에 나섰다.
여성 어덜트 시장 공략 강세도 이어졌다. ‘마코’와 ‘빅토비비’가 하반기 런칭 해 공격적인 유통망 확보와 차별화된 상품을 내세워 빠른 세확장을 시도해 기존 어덜트 브랜드들을 긴장시켰다.
신사복, 라인 세분화·캐릭터 고성장
남성복 시장이 2009년 4조5711억 원에서 2010년 경기지표의 호조와 구매 소비자 증가로 5조2079억 원 규모로 6.4%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사복은 상반기 불규칙한 날씨 영향으로 봄 상품 판매가 다소 부진했다. 3월 늦추위와 5~6월의 이상저온이 악재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딩 브랜드는 토탈화 확대 및 리프레시를 통한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 구축으로 올해 목표치를 10~20% 상회한 성적을 보였다. 또한 1월, 11월 한파로 추동 시즌 매출이 큰 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오지아’ ‘지이크 파렌하이트’ ‘트루젠’ 등 주요 캐릭터 브랜드들은 호조세를 이어갔다. ‘티아이포맨’ ‘커스텀멜로우’ ‘본’ 등 남성 컨템포러리 브랜드들은 연매출 200억 원 내외를 기록하고 있으나 라인 익스텐션과 캐주얼 강화를 통해 2~3년내 500억 원대로 성장할 목표를 밝혀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9년 이후 성장을 보이고 있는 TD 시장이 확대됐으며, 라이프스타일지향 토탈화를 통한 비즈니스 캐주얼이 꾸준히 각광을 받았다.
캐주얼, 빈익빈 부익부 ‘볼륨·진’ 약진
올해 캐주얼라이징의 트렌드 효과가 약화되어 캐주얼복 구매자가 대거 스포츠·아웃도어나 남성복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캐주얼 성장세가 대폭 둔화됐다. 지난 21일 한국패션협회와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발표한 ‘코리아 패션 마켓 트렌드 2010’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에 전망한 2010년 캐주얼 성장률 8.6%보다 대폭 하락한 0.9%로 하향 조정되어 이제까지 대규모적 성장을 보였던 캐주얼복 시장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캐주얼 업계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화됐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확실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디자인과 상품력, 마케팅을 겸비한 진 캐주얼 리딩 브랜드들의 약진이 돋보였고 볼륨 및 스타일리시와 SPA 역시 상승세를 이어 갔다.
올해 캐주얼 마켓을 주도한 진 캐주얼 군에선 ‘게스’와 ‘버커루’의 위세가 대단했다. ‘게스’는 직 진출 5년 만에 데님 시장 1위권에 진입했고 토종 브랜드 ‘버커루’ 역시 전년대비 22% 성장한 11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해 상위권에 등극했다.
‘폴햄·지오다노·베이직하우스·뱅뱅·TBJ’ 등이 볼륨 캐주얼 군을 대표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폴햄’은 다양한 마케팅과 영업력을 바탕으로 1450억 원(168개 매장)의 매출을 올려 업계를 리딩했다.
스타일리시에선 기존 ‘테이트’와 ‘앤듀’ 등은 물론 힘든 시기에 런칭한 ‘지프’ ‘팀스폴햄’ ‘쓰리큐알’ 등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며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어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브랜드가 됐다.
한편 국내외 대표 SPA 브랜드들의 신장세도 돋보였다. 특히 국내 브랜드 중 ‘코데즈컴바인’이 잘 나갔고 ‘유니클로’는 시장 전체를 리딩하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코리아 패션 마켓 트렌드 2010’에서 오는 2011년의 캐주얼 시장은 올해 9조7738억 원에서 3.0% 성장하는 10조635억 원을 예상하고 있어 신장률이 타 복종에 비해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올해처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계속된다고 하더라도 잘 되는 브랜드는 반드시 있기에 저마다 다양하고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골프, 하반기 상승무드 ‘소폭’ 신장세
골프는 상반기 이상기온 현상을 비롯, 천안함 사태로 물량공급 차질까지 겹쳤지만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보였다. 본격 필드 시즌을 맞아 소비자 니즈 증가와 골프문화 저변확대로 상승세를 보였다.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로 방풍스웨터와 기능성 초경량 다운점퍼 등의 방한의류가 적절하게 어필되면서 매출 호조세를 보였다. 지난 8월부터 선(先)출고를 시작한 다운판매와 필드 시즌에 선전하며 브랜드별 6~25% 대로 성장무드를 탔다.
백화점 조닝에서는 상반기 난항을 극복하고 하반기 선방으로 연착륙했다. 스윙을 배가 시킬 수 있는 기능성 소재, 컬러, 가격 경쟁력을 높여 10.5%신장세를 기록했다.
‘아놀드파마’는 기획다운 선출고가 매출호조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8% 성장한 650억 원 매출을 올렸다. ‘아다바트’는 라이센스 상품력을 강화하고 팝업스토어 오픈 등으로 시선을 끌며 한국 소비자 니즈 충족에 주력해 전년대비 25% 성장세를 기록했다. 가두상권에서는 ‘JDX골프’가 전년대비 35% 성장해 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내년에 900억 원을 목표로 한다.
아웃도어, 리딩군 공격 마케팅 ‘주효’
예고됐던 두 자릿수 신장을 거뜬히 달성했다.
전체 20% 외형성장을 비롯해 각 브랜드별로 상승무드를 연출했다. 산에서 벗어난 도심 속 아웃도어리즘, 아웃도어 니즈 증가에 따라 매출 호조세를 보인 것.
여기에 2010년 자금력과 어패럴 브랜드 노하우 경험을 가진 브랜드들이 시장에 가세하면서 기존 브랜드들이 보다 공격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아웃도어 시장은 제도권 브랜드 2조 4000억